원룸 복도 끝에서 들린 이상한 웃음소리
원룸 복도 끝에서 갑자기 이상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날은 평소처럼 일찍 들어와서 씻고 쉬려고 했는데, 복도 쪽에서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희미한 웃음소리가 계속 나는 거다. 처음엔 누가 전화 통화라도 하는 줄 알았다.
복도는 원룸 건물 특성상 긴데다가, 한쪽 끝에 관리실이 있고 반대편 끝에 내 방이 있다. 그 웃음소리는 정확히 내 집 문 바로 맞은편, 복도 끝에서 나는 것 같았다. 뭔가 이상해서 문을 살짝 열고 밖을 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웃음소리는 점점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반복되면서 계속 들렸다.
처음에는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장난치는 줄 알고 문을 살짝 열고 “누구야?” 하고 불렀는데, 그 순간 웃음소리가 딱 멈췄다. 심장이 이상하게 뛰기 시작했다. 조용해진 복도에 발자국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 후로도 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없었다.
그날 밤은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다음 날도 뭔가 찜찜해서 복도를 여러 번 확인했는데, 여전히 이상한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저녁쯤 되니 또 다시 들렸다. 이번에는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 같았다. 복도 천장 쪽 어딘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 들려서 너무 무서웠다.
몇몇 이웃들에게 물어봐도 아무도 그런 소리를 못 들었다고 했다. 심지어 관리실에도 문의했는데 CCTV엔 이상한 점이 없었다고 했다. “사람이 없으면 웃음소리가 왜 나겠어요?”라며 그냥 무시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웃음소리가 들린 후 내 방 문 근처에 작은 물건들이 가끔씩 제자리를 벗어나 있다는 것이었다. 원래 내 방 안에 없던 쪽지 같은 게 복도 끝 쪽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그 쪽지에는 ‘여기서 나가고 싶으면 웃어 보여라’라는 이상한 문구가 적혀 있었다.
어느 날은 그 쪽지를 집어 들자마자 다시 복도 끝에서 그 웃음소리가 들렸고, 이번에는 웃음소리에 뭔가 섞인 중얼거림 같은 소리도 들렸다. 나는 그 소리가 “함께 웃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점점 심해지는 기분에 결국 그 쪽지를 불태웠다. 그리고 며칠간 조용했다.
하지만 그 후부터는 내가 혼자 있을 때 복도의 끝 쪽에서 웃음소리가 아니라 아예 낮은 속삭임 같은 게 들리기 시작했다. 멀리서 나를 부르는 것 같은, 아주 희미한 목소리였다. 나는 그저 귀를 막고 눈을 감았다. 그때마다 나는 무언가가 내 존재를 점점 알아차리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래서 사실 지금도 그 웃음소리가 완전히 멈췄다고는 못 하겠다. 가끔 혼자 있을 때 복도 끝에서 아주 작은 웃음소리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 없는 복도 끝에서 누가 혼자 이렇게 웃고 있을까? 혹시 나도 모르는 누군가가 아직 그 자리에서 날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