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창문 밖에서 본 기이한 형체
어제 밤,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이었다. 창문 밖에 갑자기 이상한 형체가 스쳐 지나가서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분명히 사람이라고 하기엔 너무 묘하고, 그렇다고 환영같은 느낌도 아니었다.
택시는 도심 외곽의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고 있었는데, 그 골목은 평소에도 지나가기 꺼려지는 곳이다. 창밖을 바라보는데, 빛바랜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뭔가가 천천히 움직였다. 처음엔 길잃은 유기견인 줄 알았는데, 형태가 뭔가 이상했다.
그 형체는 허옇고 반투명한 듯한 느낌이었다. 다리 대신에 길고 가느다란 무언가가 땅에 닿아 있었고, 그 불분명한 실루엣이 마치 가지가 힘없이 늘어진 나무 같기도 했다. 눈을 한 번 깜빡였는데도 그 모습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따라오는 것만 같았다.
택시 운전사에게 "저거 뭐죠?"라고 물었는데, 그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아, 저기 오래된 공장 부지라서 그런가 가끔 이상한 게 나온다더라고." 그 말에 오히려 더 소름이 끼쳤다. 누가 이상한 게 나와서 무섭다는 걸 빼놓고 태연할 수 있지?
그때부터 택시 창밖 풍경이 전부 뒤틀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형체가 강가 쪽으로 천천히 움직였나 싶더니 갑자기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람의 형태라기엔 너무 길고 구불거려서, 진짜 뭔지도 분간이 안 됐다.
분명히 내 눈에 보인 건데, 내 마음속 어디선가 그건 사람이 아니라 '무언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택시가 골목을 벗어나 도로로 빠지자 그 모습은 희미해지더니 어느새 사라졌다.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계속 생각해보면, 그게 정말 현실이었나 싶기도 하다. 아니, 분명히 봤는데 머릿속에 이미지가 너무 비현실적이라 꿈인지 환각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운전사도 그런 얘기를 태연히 하는 걸 보면, 이 동네에선 자주 목격되는 무언가일지도 몰라.
그날 이후로 골목길을 지날 때마다 창문 밖을 유심히 보게 됐다. 다행히 다시는 그 형체를 보지 못했지만, 그날의 기억은 계속 나를 쫓아다닌다. 혹시 그건 사람들 눈에 띄지 않으려는, 오래된 무엇인가의 그림자일까.
가끔 밤에 혼자 있을 때면, 그 이상한 형체가 내 옆에 스며드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 모습은 분명히 육안으로는 잡히지 않는 무언가였는데, 그 '무언가'가 아직도 내 뇌리에 남아있다. 이걸 누군가에게 말해도 믿기 어려울 것 같아 혼자 간직하고 있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그 골목 근처를 지날 때마다 저 형체를 떠올리며 불안해할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그 모습이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 괴이한 기억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