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탑승구 앞에 붙어 있는 손글씨 경고문
얼마 전, 저희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 쪽에서 이상한 걸 봤어요. 주차장 탑승구 바로 앞에 낡고 누렇게 변색된 손글씨 경고문이 붙어 있었거든요. 보통은 안전 수칙이나 주차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 이건 뭔가 달랐어요.
경고문은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밤 11시 이후 이곳에 서 있지 마시오. 몇 번 무시한 자는 행방불명됨.” 딱 봐도 누가 일부러 써서 붙인 것 같은데, 글씨체가 고약하게 악필이라 얼핏 보면 잘 안 보일 정도였죠. 근데 그날 밤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이 경고문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더라고요.
그날은 야근을 마치고 새벽 12시쯤 차를 빼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어요. 평소 같으면 바로 차에 타고 나왔을 텐데, 탑승구 앞에서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져서 잠시 멈춰 섰죠. 그때, 경고문 글씨가 계속 눈에 밟혔습니다. ‘몇 번 무시한 자는 행방불명됨’이라니,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잖아요?
그런데 그 순간, 탑승구 쪽에서 누군가 서성이는 모습이 보이는 겁니다. 잔뜩 웅크린 채로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데, 사람 맞나 싶을 정도로 어색한 걸음걸이였어요. 무서워서 눈을 뗐다 떴다 하면서도 이상하게 계속 시선이 갔어요.
주차장 CCTV가 생각나서 핸드폰으로 앱을 켰는데, 이상하게도 탑승구 쪽 화면만 나중에 저장된 영상처럼 잠시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거든요. 그 짧은 순간에 뭘 본 걸까요? 그 ‘사람’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졌는데, 마치 땅속으로 스며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다음 날, 경고문이 붙은 자리를 자세히 살펴봤는데, 글씨 바로 밑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더라고요. 구멍 안은 검게 그을린 것처럼 보였고, 이상하게도 바닥에 먼지 같은 게 모여 있지 않았어요. 뭔가를 막아놓은 듯한 미묘한 흔적이랄까요.
그날 이후로 주차장 탑승구 앞에서는 가끔 기묘한 정적과 함께 차갑고 습한 공기가 느껴져요. 담배불을 켜려는데 불꽃이 몇 번씩 꺼졌다 켜졌다 하기도 하고, 혼자 있으면 누군가 뒤에서 서성이는 느낌이 들어서 거의 지나치질 못할 정도에요.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봤더니, 몇 년 전에도 비슷하게 ‘탑승구 앞에서 밤 늦게 서성이다가 사라진’ 사람이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경찰도 뚜렷한 흔적 없이 종적을 감췄다고 하더군요. 그 사건 이후로 누군가가 경고문을 손글씨로 써서 붙인 걸로 추정된다고 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 경고문이 그냥 장난은 아닌 거 같아요. “몇 번 무시한 자는 행방불명됨”이라는 문구가 실화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이젠 밤 11시 이후에는 절대 그쪽을 지나치지 않으려 합니다.
가끔은 그 경고문이 거기 그냥 붙어 있는 게 누군가를 막기 위한 마지막 경고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뭔가 보이지 않는 존재가 진짜로 거기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