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끝나고 사라진 팀장 휴대폰의 위치 기록
우리 팀 회식이 끝나고 난 뒤였다. 팀장이 갑자기 휴대폰을 어디다 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근데 이상한 건, 분명히 회식 자리에서 식당 밖으로 나올 때까지는 휴대폰을 손에 들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진 거다. 다들 잠깐 휴대폰 위치 추적 앱을 켜봤는데, 위치 기록이 완전히 이상하게 나왔다.
그날 회식은 저녁 8시부터 시작했는데, 휴대폰 위치 기록을 보면 9시쯤 식당 근처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 한다. 근데 재밌는 건, 위치가 건물 밖이나 주변 도로가 아니라 도심 한가운데 있는 오래된 주택가 쪽으로 잡혔다는 점이다. 우리가 있던 곳과는 전혀 다른 길이라 당황스러웠다.
팀장은 자기가 회식 끝나자마자 바로 집으로 갔다고 했는데, 위치 기록은 그쪽 주택가 근처에서 한참 머문 것으로 나오고 있어서 의아해했다. 우리 중 몇 명은 "그냥 잠깐 다른 데 들렀나 보다"라고 생각했지만, 팀장 표정이 계속 어두웠다.
그래서 우리가 위치 기록을 보다 보니 9시 20분부터 30분 정도 매우 느리게 움직이거나 거의 멈춰 있는 것처럼 찍혔다. 그런데 그 주택가 쪽 골목은 조명이 거의 없고, 사람이 드문 곳이었다. 회식 끝나고 그런 곳에 왜 간 건지 아무도 납득이 안 됐다.
그때 한 명이 "우리 그 집 한번 가볼래?"라고 제안해서 피곤한데도 가보기로 했다. 팀장이 말한 주소와 위치 기록이 가리키는 골목을 함께 걸어갔다. 그런데 그 골목 끝에 이상하게 낡아서 관리도 안 된 작은 주택 한 채가 있었다. 문도 활짝 열려 있었고, 누군가 기다리는 눈치였다.
우리가 조심스레 다가가 보니, 그 집 내부에서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강했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싸해지면서 돌아서려고 하는데, 팀장이 갑자기 멈춰서 그 집 쪽으로 걸어가면서 "알겠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때서야 다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걸 직감했다.
우리 중 한 명이 "팀장님, 왜 여기 온 거예요? 여기서 뭐 하려고…" 라고 묻자 팀장은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갑자기 휴대폰이 눕혀진 채로 바닥에 떨어진 것을 누군가 주워 들었고, 그 순간 휴대폰 화면에 이상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메시지 내용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무언가 “돌아가야 한다”는 느낌의 글귀였다.
그 이후로 팀장은 회식 자리에서 계속 휴대폰을 주머니에 꼭 넣고 다녔고, 이상한 곳에 혼자 가는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가끔씩은 그 밤에 찍힌 위치가 다시 휴대폰 기록에 나타나곤 했다. 그 땐 아무도 설명할 수 없었다.
며칠 전에 우연히 그 주택가를 다시 지나가게 됐는데, 그 오래된 집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철거된 건지 누군가가 그 집을 아예 지운 것 같았다. 하지만 그날 밤 팀장 휴대폰에 남았던 위치 기록만큼은 지울 수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회식 후에 휴대폰 위치 기록이 알려준 그 골목과 집은 뭔가 우리 현실과는 다른 공간을 살짝 비친 듯한 느낌이다. 그날 이후로 팀장 얼굴이 예전 같지 않고, 가끔은 어디론가 혼자 가야만 할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그 휴대폰도 여전히 그 밤의 흔적을 속삭이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