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PX에서 사라진 물건들이 다시 돌아오는 이유
군대 PX에서 어느 날부터 자꾸 물건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누군가 몰래 가져가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이상한 건, 그 물건들이 다시 돌아온다는 점이었다. 며칠 지나면 누락됐던 라면, 간식, 심지어 작은 개인 용품들까지 정확히 제자리에 놓여 있었다.
처음엔 PX 직원들도 당황했다. CCTV에도 특별한 이상 징후는 포착되지 않았다. 누가 가져갔다가 다시 돌려놓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괜히 감시 카메라 앞에서 줄곧 서성이는 병사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친구들은 “이거 누가 장난치는 거 아니냐”고 농담처럼 말하곤 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시 돌아오는 시점이었다. 평소 PX가 닫히는 밤 10시 이후가 아니라, 한밤중도 아닌 이른 새벽, 대략 아침 3시쯤이면 어김없이 물건들이 제자리를 찾아왔다. PX 문은 물론 잠겨 있었고, 출입 기록에도 아무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때부터 PX 직원과 몇몇 간부들은 몰래 교대 근무 시간을 달리하며 지켜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날도 아무런 사람이 PX 안에 들어오거나 물건을 만지는 모습은 없었다. 그냥 조용히 물건들이 놓여 있는 것처럼만 보였다.
병사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PX 귀신’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양심 없는 사람이 훔쳐가면 PX 귀신이 몰래 돌려놓는다"며 웃어넘겼다. 심지어 어떤 병사는 "그럼 PX 귀신한테 빌어서 라면 좀 더 사달라고 해야겠다"는 농담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점이 하나 더 발견됐다. 한 병사가 하루는 실수로 자신의 작은 지갑을 PX에 두고 나왔는데, 다음 날 아침 그 지갑이 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 그런데 지갑 속에는 본인이 넣은 돈과는 다른 500원짜리 동전 하나가 추가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곧 다른 병사들에게도 퍼졌다. PX에 돌아오는 물건들 중에는 항상 무언가 ‘작은 보상’ 같은 게 포함되어 있었다. 가끔은 껌 한 통, 때론 담배 한 갑, 또는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작은 군용 물품들까지. 누가 몰래 가져다 놓는 것 같았지만, 아무도 그런 증거를 찾지 못했다.
어느 날, 한 선임이 PX에 늦게까지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직접 목격한 게 이것이다. PX 안에서는 아무도 없이, 물건들이 스르르 움직여서 제자리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물건들이 바람도 없이 천천히 미끄러져 가는 듯한 모습이었다고 했다.
그 후로는 PX 직원들조차 이 현상을 ‘미스터리’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병사들이 필요한 물건을 훔쳐도 다시 돌려주는 이상한 규칙 같은 게 생긴 셈이다. 그래서인지 PX 근처에서는 항상 물건이 사라져도 걱정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끝으로, 최근 전역한 한 병사의 이야기로 마무리하고 싶다. 그는 “그때 PX에서 못 본 척 했지만, 가끔은 내 방에서 어디선가 들리는 작은 소리와 함께 누군가 내 물건을 정리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가끔 군대 시절 사라졌다 돌아온 물건들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아마도 군대 PX의 물건들이 다시 돌아오는 건, 그곳만의 특별한 규칙이 아니었을까. 누구도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그 신비한 ‘돌아옴’이, 어쩌면 누군가의 작은 양심과 적당한 신비가 만들어낸 군대 괴담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