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모임에서 벌어진 웃픈 세대 차이
가족 모임에 갔더니 갑자기 우리 아버지가 휴대폰 자랑을 하시더라. "야, 이거 봐라. 최신 스마트폰이라서 카메라가 인공지능으로 배경도 알아서 다 바꿔 준다!" 막 자랑하시길래 다들 모여서 구경했지.
그런데 아버지 폰을 받아서 보는데, 어라? 뭔가 이상하다. 카메라 앱을 열었는데 화면이 삐까뻔쩍한 UI가 아니고, 왠지 10년 전 피처폰 느낌의 아이콘이 뜨는 거다. 아버지는 "이게 최신형이라니까!" 하시는데 그게 최신형이라고? 다들 눈치 챘다. 아버지는 새로운 스마트폰을 산 게 아니라, 10년 전에 산 그 휴대폰을 아직도 쓰고 계셨던 거다.
옆에서 고모가 웃으면서 말했다. "아이고, 요새 아이들은 다 카메라가 자동으로 보정되고, sns도 하고 그러는데, 아빠는 아직 뭘 어떻게 찍어야 할지도 모르지?" 아버지는 살짝 얼굴이 붉어지셨지만 꿋꿋이 "이게 다 실용적이라서 그렇다"라고 맞받아쳤다.
그때 조카가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으려다 "어? 이거 왜 이렇게 이상해? 카메라가 왜 자꾸 꺼지지?" 하면서 화면을 보더니 "할아버지, 이거 진짜 스마트폰 맞아? 뭔가 이상한데?"라고 다시 물었다. 그제야 아버지 휴대폰을 본 누나는 깜짝 놀라면서 "아버지, 이거 스마트폰 아니에요. 그냥 터치폰, 그것도 오래된 모델 같은데?"라고 했다.
잠시 조용해진 자리에서 아버지는 "그래도 전화는 되고, 문자도 보내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 순간, 내 스마트폰이 울렸다. 문자 메시지 알림이었다. 아버지는 "이게 바로 진짜 스마트폰이지" 하시면서 내 폰을 만지려 하셨지만, 나는 급히 막았다.
세대 차이가 이렇게 극명하게 드러나는 걸 보니, 정말 웃프면서도 가끔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젊은 세대들에겐 너무 당연한 기능과 편의성이, 부모님 세대에겐 아직도 신기하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내가 아버지 세대가 되어도 스마트폰 쓰는 게 이렇게 어려울까? 아니면 그때는 또 다른 신기한 기계들이 젊은이들을 당황하게 할까? 가족 모임은 그렇게 세대 차이가 묘하게 부딪히는 작은 전쟁터 같았다.
결국 우리는 아버지한테 진짜 스마트폰 하나 사드리기로 했다. "이제는 좀 편하게 쓰시라고요." 아버지는 그 말에 잠깐 멋쩍은 미소를 지으셨다.
모임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문득 ‘가족 모임’이라는 게 단순한 만남이 아니라, 이런 소소한 세대 차이를 확인하고 또 서로에게 조금씩 맞춰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참 웃기면서도 웃픈 순간들이 이렇게 계속 쌓여 가는구나 싶었다.
누가 알겠나. 언젠간 우리도 젊은 세대 눈에는 웃긴 세대가 되겠지만, 그때도 가족과 이런 웃픈 추억을 만들어 가겠지. 뭐, 인생이 다 그렇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