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사는 시골집 마루 밑에서 발견한 낡은 일기장
할머니가 사는 시골집 마루 밑에서 발견한 낡은 일기장
할머니 댁에 내려가서 청소를 하던 중이었다. 마루청을 걷어내고 청소기 돌릴 때였다. 뭔가 발밑에서 딱딱한 게 걸렸다. 자세히 보니 낡은 나무판 하나가 조금 들려 있었고, 그 밑에 먼지가 잔뜩 쌓인 종이가 보였다.
손으로 조심스레 판을 들어 올리자, 숨겨진 공간이 나왔다. 그 안에는 먼지가 잔뜩 쌓인 낡은 일기장이 한 권 들어 있었다. 겉은 가죽처럼 낡고, 색이 바랜 채로 오래된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호기심에 일기장을 펼쳤다. 60년대쯤으로 보이는 필체가 삐뚤빼뚤하게 적혀 있었다. 내용은 할머니가 어렸을 때 쓴 일기 같았는데, 평범한 일상과 달리 이상한 내용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마치 그 시골집 마루 밑에 숨겨진 무언가에 대해 경고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글 중간중간, 밤마다 들리는 이상한 소리와 누군가 집 안을 배회하는 것 같은 느낌이 적혀 있었고, 어떤 날에는 빛도 없는 밤중에 마루 밑에서 작은 발자국 소리가 났다는 기록도 있었다. 무서워서 할머니한테 물어볼까 했지만, 혹시 모를 까닭에 참았다.
그 일기장에는 할머니의 어린 시절 친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 친구는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고, 일기장에서는 그 친구가 마루 밑에 무언가를 숨겼다는 사실도 암시했다. 나는 점점 이 일기장의 의미가 단순한 일상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다음 날, 마루 밑을 다시 살펴봤다. 이번엔 일기장에 적힌 대로 작은 구멍을 더 자세히 조사했다. 그 구멍은 꽤 깊었고, 안에서 쇠사슬 비슷한 것도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깊숙한 곳엔 도저히 손이 닿지 않았다.
몇일 뒤, 밤에 그 집에서 혼자 있다가 갑자기 마루 밑에서 들리는 조그만 소리에 깨어났다. 소리는 점점 커지더니 집 안 전체가 떨리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그 순간 일기장에 적힌 글귀가 머릿속을 스쳤다. '마루 밑에 숨겨진 비밀은 오래된 맹세와 연결되어 있다. 절대 깊게 파헤치지 말라.'
그 이후로 할머니 댁에 내려가도 그 마루 밑은 쳐다보지 않았다. 일기장을 다시 집에 두고 왔지만, 가끔씩 그 낡은 종잇장들이 나도 모르게 떠오를 때가 있다. 할머니도 그 일기장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직도 마음 한편에선 불안한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그 일기장에서 경고하던 '무엇'이 실제로 마루 밑 어딘가에 꼭 숨어 있다는 느낌 때문일까. 아직도 그 집 마루 밑을 들여다보면, 어딘가에서 누군가 날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