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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마루 밑에서 발견한 오래된 일기장

2026-03-25 08:29:17 조회 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며칠 전, 시골 외할머니 댁에 내려가서 오래된 마루를 청소하다가 뜻밖의 걸 발견했다. 바로 마루 밑 틈 사이에 쌓여 있던 먼지 속에서 낡은 일기장 한 권이 나온 거다. 겉표지는 벌써 해져서 색도 바래 있었고, 표면에는 촘촘히 손때가 묻어 있었다. 호기심에 일기장을 꺼내 넘겨보니, 1960년대 초반부터 쓰기 시작한 듯한 글씨가 빼곡했다.

일기장 첫 장을 넘기자, 당시 시골 마을의 일상과 계절 풍경, 가족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그런데 글을 읽다 보니 뒷부분으로 갈수록 글씨가 점점 흔들리고, 문장도 어딘가 불안한 기운으로 바뀌었다. '어느 날 밤, 마루 밑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는 내용부터 시작해서 '밑에서 뭔가 움직이는 것 같다'며 점점 두려움을 호소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처음에는 농담처럼 몇 번이나 마루 밑을 들여다봤지만 별다른 게 없었다. 그런데 일기장에 쓰인 날짜를 보니, 그 이상한 현상이 몇 주 동안 계속됐던 모양이다. "밤마다 발자국 소리가 나고, 숨소리 같은 게 들려서 잠을 못 잤다"는 구절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평범한 시골집이었는데 왜 그런 소리가 났을까 하는 생각에 괜스레 섬뜩했다.

일기장에는 마을 어르신들이 그 집과 주변 땅에 대해 쓴 소문도 있었다. '옛날에 그 근처에서 자꾸 사람도 실종되고, 이상한 일이 많았다'는 내용이었다. 당시는 그런 얘기를 금기시했던 듯, 구체적인 이유는 적지 않고 막연한 불안감만 전해졌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가 이 집과 엮여 있다는 게 무섭게 느껴졌다.

그 중 한 구절에 '마루 밑 어둠 속에 어떤 형체가 있었고, 그것이 날마다 기어 다니는 것 같았다'는 문장이 있었다. 나는 마루 밑 그림자를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밤, 혼자 방에 있을 때 낡은 마루판 아래서 뭔가가 기어가는 듯한 느낌이 갑자기 들면서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다시 일기장 마지막 장까지 읽어내려 갔다. 마지막 쪽에는 "이제 일기를 쓸 힘도 없으니, 혹시 이 말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 마루 밑을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성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 말투가 너무 진지하고 무서워서, 일기장을 덮는 내 손이 떨렸다.

외할머니에게 일기장 이야기를 꺼내자, 그분도 어릴 적 들었던 이상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마루 밑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 적이 있었고, 마을에서 그 집만큼은 피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다. 그때는 그냥 미신쯤으로 넘겼지만, 내게 들려준 것은 좀 더 진지한 분위기였다.

나는 결국 마루 밑을 완전히 해체하지 않고 조심스럽게 덮어두었다. 그 일기장이 남긴 불가해한 기운 때문이었다. 그리고 나도 밤마다 그 집에서 들려오는 작은 소리들을 또렷이 듣게 되었다. 아마도 그 오래된 일기장이 품고 있던 어떤 비밀이 아직도 마루 밑 어둠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가끔 문득 그 집 마루 밑에서 무엇인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이게 단순한 옛날 사람의 두려움인지, 아니면 아직도 그곳에 남아 있는 무언가의 흔적인지, 아직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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