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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창밖에 서성이던 검은 옷 입은 노인

2026-04-29 00:29:12 조회 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며칠 전부터 시골집에 내려와 있었다. 저녁에 창밖을 보는데, 검은 옷을 입은 노인이 서성이고 있었다. 처음엔 지나가는 어르신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의 움직임이 이상했다. 일정한 방향 없이 왔다 갔다, 마치 뭔가를 찾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나는 창문을 닫고 조용히 지켜봤다. 그 노인은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않고, 내 시선을 피하는 듯했다. 마을에 사람이 그렇게 늦게 다니는 일도 드문데, 밤이 깊었는데도 계속 그 자리에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동네 어르신께 물어봤다. "어제 밤에 검은 옷 입은 노인 본 적 있냐"고. 그분은 놀란 표정으로, "그거 오래전부터 이 동네에 나타난다는 귀신 같은 존재라더라, 누구도 무슨 이유로 오는지 모른다고 했다"고 했다.

그 얘길 듣고 나서부터는 더욱 창밖을 주시하게 됐다. 그리고 그 다음 날 밤, 다시 그가 나타났다. 이번엔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게 됐는데, 허름한 한복 같은 옷을 입고 있었고, 얼굴은 마치 오래전에 본 듯한 낯익음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쓸쓸함이 묻어 있었다.

그가 서성이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혹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인지, 아니면 그 자리에 묶여 버린 것인지. 마음 한구석에서 이상한 불안감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런 기분이 들면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며칠이 지나도 다르지 않았다. 검은 옷 입은 노인은 매일 밤 나타나 창밖을 맴돌았다. 그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점점 내 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잠도 잘 오지 않고, 이상하게 그가 사라질 때까지 방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이 내 창문 쪽을 똑바로 바라봤다.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 눈빛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강한 감정이 담겨 있었는데, 한편으론 슬픔과 후회가 느껴졌다. 나는 얼른 눈을 감았다가 떴을 때는 이미 그가 없었다.

그 후로는 밤마다 창밖을 봐도 그 노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가끔씩 문득 내 머릿속에 그 눈빛이 떠오른다. 마치 아직도 나에게 뭔가 말을 걸고 싶어하는 것만 같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어쩌면 그 노인은 이 세상에 남겨진 어떤 미완의 이야기를 안고,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방황하는 존재 아닐까. 나도 모르게 그가 기다리던 답을 대신 찾고 있진 않은지.

그리고 아직도 창밖을 볼 때면, 저녁 어스름 속에 서성이는 그 검은 옷 입은 노인이 떠오른다. 혹시 누군가는 그 모습을 본 적 있냐고 묻고 싶을 때마다, 마음 한켠이 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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