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원룸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속삭임
그날도 평소처럼 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창문 밖에서 누군가의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어. 처음에는 바람 소리려니 하고 무시했는데, 점점 말소리가 명확해지면서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달까. "OO아..." 그런 식으로, 아주 낮고 조용하게. 그래서 순간 등골이 오싹했지.
원룸인데 창문이 도로 쪽으로 나 있어서 흔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리는 들리긴 해. 그런데 그때는 확실히 속삭임이었고, 분명히 사람이 바로 내 창문 앞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빛도 없었고, 손전등 같은 거 안 켰는데도 들리는 목소리에 왜 이렇게 집중하게 되는지 모르겠더라.
그래서 창문을 살짝 열어 보려다가도 갑자기 겁이 났어. 밖을 내다보니 아무도 없었거든. 지나가는 사람이 없다면 누가 내 이름을 아는 거고, 왜 그런 식으로 부르는지 의문만 커졌지. 일부러 누군가 장난치는 건지, 아니면 내가 이상해진 건지 혼란스러웠다.
그날 이후로 밤마다 그 속삭임은 점점 잦아졌어. 가끔은 창문 쪽에서 속삭임이 아니라 아주 가까운 곳에서 부르는 것 같아 머리카락이 쭈뼛 섰지. 무서워서 친구한테 말했는데, "스트레스 받는 거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며칠 뒤, 인터넷 커뮤니티에 비슷한 경험담이 올라온 걸 봤어. 어떤 사람이 자기 원룸 창문 밖에서 밤마다 누군가 속삭인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원룸 뒤에 오래전에 사망 사고가 있었던 곳이었대. 나도 자기 전에 창문 겹쳐진 벽돌 틈새를 자세히 봤는데, 뭔가 이상한 흔적이 남아 있더라고.
그 이후로 나는 창문을 완전히 닫고, 커튼도 단단히 내린 채 밤을 보내려고 노력했어. 근데 또 그 속삭임이 들릴 때가 있더라. 이번엔 내 이름뿐 아니라 무슨 부탁 같은 말도 섞여 있어서 이상했지. "도와줘..." 그런 식으로, 말 끝이 흐려지면서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
가장 이상한 건, 어느 날 새벽에 화장실 다녀와서 다시 누워 있는데 갑자기 내 핸드폰에서 알람도 아닌데 조용한 음성이 들렸어. "여기 있어... 괜찮아..." 순간 핸드폰을 던져버리고 침대 밑도 확인했는데, 아무것도 없더라. 다음 날 친구한테 이 얘기 했는데, 완전 미친 놈 소리 들었다.
그후로도 그 속삭임은 종종 들렸지만, 난 그냥 무시하는 편이야. 하지만 가끔 침대에 누워 있을 때마다 창문 밖에서 누군가 숨죽여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이게 진짜인지 아니면 내 혼자만의 환상인지 구분이 안 됨.
아마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창문 밖에서 속삭임이 들리길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그 속삭임이 끝까지 내게 뭘 원하는지 알려주지 않는 게 더 소름 돋을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