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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로 산 전자제품에서 나온 낯선 목소리

2026-04-30 16:29:15 조회 1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로 산 전자제품에서 나온 낯선 목소리 때문에 며칠 밤을 설쳤다. 나름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아서 소소하게 중고로 이것저것 사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이번에는 오래된 라디오를 하나 구입했다. 상태 좋아 보였고, 가격도 저렴해서 그냥 기분 내키는 대로 샀는데,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처음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라디오 전원을 켜자 잡음 섞인 음악과 뉴스가 흘러나왔고, 그냥 오래된 기기라 그런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면서부터 이상한 점을 느꼈다. 방송 중간중간에 누군가 낯선 목소리가 짤막하게 끼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처음엔 ‘아, 아마도 라디오 신호가 섞인 걸 거야’라며 스스로 합리화했다. 하지만 집중해서 들어보면 그 목소리는 분명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알 수 없는 단어나 문장을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너무 기묘해서 가족에게도 이야기했지만, 다들 ‘네가 귀신을 본 거 아니냐’며 농담만 할 뿐이었다.

게다가 그 라디오는 전원을 껐다 켜도 어떨 때는 한참 동안 아무 소리도 안 나다가, 갑자기 어둠이 깔린 밤에만 확실하게 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어느 날 밤, 나는 이어폰을 꽂고 라디오를 켰는데, 확실히 내 이름과 함께 “돌아와라,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는 문장이 들렸다. 그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 뒤로 기분 탓인지 라디오에서 음악 대신 낡은 전축에서 흘러나올 법한 옛 노래들이 무작위로 흘러나왔다. 그런데 노래 뒤에는 꼭 그 목소리가 한두 마디씩 덧붙여져 있었고, 그 내용이 점점 더 섬뜩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 이상은 그냥 기기 고장으로 치부할 수 없게 됐다.

내가 산 라디오는 쇼핑몰에도 올라와 있었던 기기였는데, 판매자는 ‘고장 없고 깨끗하다’고 했었다. 혹시나 해서 그 ID로 다시 접속해 보니 이미 탈퇴한 상태였고, 판매글도 지워진 상태였다. 뭔가 이상한 낌새가 들어 인터넷 커뮤니티에 문의하니,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몇 명 있었지만 다들 신경 쓰지 말라며 무시하는 분위기였다.

나는 결국 그 라디오를 완전히 분해해서 내부 회로를 점검해 봤다. 그런데 기계 쪽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고, 오히려 내부는 너무 깔끔하게 정리돼 있었다. 이상하게도 라디오 속에 누군가 메모나 다른 흔적을 남겨 놓은 듯한 게 없었다. 다시 켜자 소리가 다시 나왔고, 이번에는 “날 잊지 말라”는 아주 짧은 음성이 들렸다.

무서움과 궁금증 사이에서 갈등하던 나는 결국 그 라디오를 창고 깊숙한 곳에 넣어 두고 잘 쓰지 않게 됐다. 그런데 최근 회사에서 밤늦게 야근할 때, 휴게실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고, 갑자기 주머니 속에서 그 라디오가 켜진 듯한 신호음이 들려왔다.

지금도 가끔 집에서 그 라디오가 갑자기 켜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은 그 음성. 이게 내가 산 중고전자제품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니면 내 상상 속 환청인지 모르겠다. 그런데 분명한 건, 그 목소리는 날 뭔가로 끌어당기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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