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구에서 멈춘 이유 모를 휠체어
병원 입구에서 멈춘 이유 모를 휠체어
며칠 전 야근하고 집에 가던 길이었다. 동네 병원 앞을 지나다가 이상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병원 입구 바로 앞에 누군가가 타던 휠체어가 멈춰 서 있었는데, 아무도 그 근처에 없었다. 휠체어는 조용히 혼자 서 있었고, 바퀴는 바닥에 살짝 닿아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누군가 잠깐 자리를 비운 줄 알았는데, 주변을 살펴봐도 환자나 보호자, 직원 모두 보이지 않았다. 그때 병원 문은 안쪽에서 자동으로 살짝 닫히는 소리가 났다. 이상하게도 휠체어는 병원 안쪽이 아니라 입구 쪽을 향해 있었다.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서 휠체어를 살펴보니, 제법 오래된 모델이었다. 앉는 부분에 낡은 담요가 덮여 있었고, 왠지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주변은 평소보다 조용했고,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해서 분위기가 더 섬뜩했다.
얼른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병원 내에서 희미한 신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누군가가 괴로워하는 듯한, 그렇다고 너무 격한 것도 아닌 아주 미묘한 목소리였다. 나는 혹시 위급한 환자가 있는 걸까 싶어 병원 안을 살짝 쳐다봤다.
하지만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조명이 희미하게 켜져 있었지만 간호사나 의사는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 점은 바로 그 순간, 휠체어가 아주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거다. 분명 아무도 없는데 휠체어가 스스로 움직이려는 것 같아 등골이 서늘했다.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한 뒤, 나는 조심스럽게 휠체어를 밀어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휠체어가 아주 무겁게 느껴졌고 움직임 자체가 뭔가 저항하는 것 같았다. 힘을 주어 조금 밀자 휠체어는 간신히 앞으로 가다가 병원 입구 바로 앞에서 딱 멈췄다.
그 순간, 내 뒤에서 아주 작게 누군가의 속삭임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여기까지..."라는 말 같았다. 놀라서 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 소리나 휠체어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병원 앞에 놓인 휠체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병원 직원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아무도 그날의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했다. 심지어 CCTV에도 이상한 점은 없다고 했다. 마치 내가 본 모든 게 환상 같기만 했다.
가끔 그 병원 앞을 지날 때면 멈춰 서서 그 휠체어를 바라본다. 아마도 그곳에서 멈춘 이유 모를 휠체어는 아직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명한 건, 그날 이후로 병원 입구를 지나갈 때마다 등 뒤가 오싹해진다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