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출구 앞에서 본 이상한 실루엣
얼마 전 밤, 회사 야근을 마치고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을 때였다. 차를 빼려고 출구 쪽으로 걸어가는데, 어둠 속에서 이상한 실루엣이 한참 동안 서 있는 게 보였다. 처음에는 보안 직원인 줄 알았다. 근데 자세히 보니 사람이 아니었다.
그 실루엣은 사람 형태인데, 윤곽이 너무 흐릿하고, 움직임조차 거의 없었다. 간간이 빛에 비쳐 그림자만 보일 뿐이었다. 심지어 머리 부분에는 뭔가 불투명한 덮개 같은 게 씌워져 있는 것 같았다. 불빛에 눈이 반사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어두운 그늘 속에 묻혀 있는 기분이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시선을 돌리려 했지만, 발걸음이 멈추었다. 뭔지 모를 이상한 기운 때문에 말이다. 주위를 둘러봐도 다른 사람이 없었고, CCTV도 분명 이쪽을 비추고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 실루엣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조심스레 차 키를 꺼내 핸드폰으로 주차장 불빛을 비췄다. 그러자 그 실루엣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얼굴은 보이지 않았고, 마치 누군가가 검은 천으로 온몸을 감싼 듯한 모습이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는데, 걸음걸이는 사람이 걷는 것 같지 않았다.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나는 차 안으로 얼른 들어가 문을 잠그려 했지만, 어딘가에서 “기다려” 하는 듯한 낮고 오래된 목소리가 들렸다. 그 순간 심장이 마구 뛰면서 손끝이 싸해졌다. 분명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출구 쪽에 설치된 경보음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고, 주차장 조명도 깜빡였다. 그 실루엣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빛 속으로 천천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까지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CCTV도 불분명한 영상만 남겼다.
그날 이후로 가끔 지하주차장에서 누군가 뒤따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출구 근처에 다다르면 그 실루엣이 다시 나타날까 봐 늘 뒤를 돌아보게 된다. 그러나 막상 뒤를 보면 아무도 없고, 그저 텅 빈 공간뿐이다.
친구 중 몇 명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그냥 피곤해서 환각 본 거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날 그 자리에서 느낀 섬뜩한 기분과 그 실루엣의 움직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분명 뭔가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존재가 내 앞에 나타난 게 분명했다.
가끔 밤 늦게 혼자 지하주차장을 지나갈 때면, 나는 그 실루엣이 나를 지켜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그 실루엣이 다시 나타난다는 보장은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