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입원 환자 명단에 없던 이름 하나
며칠 전,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야간 근무를 서던 중, 환자 명단을 확인하는데 분명히 입원 환자 명단에 없던 이름 하나가 눈에 띈 거다. “김태훈”이라는 이름이었는데, 병동 어디에도 그런 환자는 등록되어 있지 않았다.
처음엔 단순한 오기인 줄 알았다. 전산 시스템 오류거나, 누군가 실수로 이름을 적어 놓은 걸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근데 이상하게도 그 이름이 계속 명단에 남아 있었다. 마치 누군가 일부러 숨기려는 것처럼 말이다.
호기심 반, 의심 반으로 병동 곳곳을 둘러봤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김태훈”이라는 환자는 없었다. 병실마다 환자 리스트와 병실 내 환자가 일치하는지 꼼꼼히 확인했지만, 그런 이름은 어디에도 없었다.
같은 이름을 찾기 위해 간호사들과도 얘기를 나눠봤지만, 아무도 그런 환자가 입원한 적 없다고 했고, 의사들도 그 이름은 전혀 들어본 적 없다고 했다. 전산팀에 문의했더니, 시스템상에는 그렇게 등록되어 있으나 실제 입원 기록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날 밤 근무가 끝나갈 무렵, 전산에서 확인한 그 이름이 뜬 화면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옆 병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으스스한 기침 소리였는데, 그 병실에는 환자가 없다는 걸 분명히 확인했는데 말이다.
나는 용기를 내어 조심스레 그 병실 문을 열어봤다. 불은 꺼져 있었고, 병상은 텅 비어 있었다. 그런데 병상 옆 테이블 위에 “김태훈”이라는 이름이 적힌 환자 카드가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손을 뻗어 카드를 집으려던 순간, 갑자기 찬바람이 휙 하고 불어와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급히 카드를 내려놓고 병실을 나왔지만, 머릿속에서 그 이름이 떠나질 않았다. 그 후로도 병원 시스템에는 계속 그 이름이 있었고, 이상한 일이 있을 때마다 그 이름이 불려진 것처럼 느껴졌다. 누군가 일부러 넣은 장난일까, 아니면...?
며칠 뒤, 나는 우연히 과거 입원 기록을 뒤지다가 오래전에 사고로 숨진 환자 중에 ‘김태훈’이라는 이름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하지만 그 환자는 이 병원에서 나온 지 오래된 환자였고, 당연히 지금 환자 명단에 남아 있을 리 없었다.
그날 밤, 다시 그 병실 앞을 지나는데 누군가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가 들렸다. “잊지 말아줘...” 분명 아무도 없는 병실에서 난 소리였다. 그 이후로 나는 그 병실 근처를 피하는 중이다. 병원 명단에 없는 이름이, 왜 내 눈에만 보이는 걸까.
아마 병원에는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가 아직 머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이름, ‘김태훈’이 계속해서 우리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