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자유/잡담 괴담 추천 0

원룸 벽에 새겨진 낯선 문자들의 의미

2026-05-05 04:29:21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원룸 벽에 낯선 문자들이 새겨져 있다는 걸 처음 발견한 건 이사한 지 일주일쯤 됐을 때였다. 아무 이유 없이 벽 한쪽 구석이 계속 눈에 밟혔는데, 자세히 보니 분명히 손톱 자국 같은 게 새겨져 있었다. 그냥 기분 탓인 줄 알고 무시하려 했는데, 점점 그 자국들이 무언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것 같아 불안해졌다.

호기심에 휴대폰 플래시를 켜서 벽을 더 자세히 살펴보니, 그 자국들은 단순한 낙서나 긁힘이 아니었다. 분명한 문자처럼 보이는 이상한 기호들이었다. 게다가 몇 개는 한글 자음이나 모음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뜻을 알 수 없는 조합이었다. 삐뚤빼뚤한데도 분명 누군가 의도적으로 새긴 것 같았다.

나는 당장 전에 살던 사람이나 집주인에게 연락해봤다. 그들은 그런 걸 본 적 없고, 원룸 임대 전에 내부 공사 때도 그런 자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낡고 오래된 건물이지만, 그 자국들 때문에 누가 일부러 긁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얘기였다.

그 이후로 집에서 혼자 있을 때면 벽 쪽에서 희미한 속삭임 같은 게 들리는 것 같았다. 바람 소리인지 사람 목소리인지 구분이 잘 안 됐는데, 문자를 해독하려는 욕심에 자꾸 벽을 바라보게 됐다. 그날 밤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불안감에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

며칠 뒤 인터넷으로 자음과 모음 비슷한 이상한 기호들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자, 어떤 익명의 누리꾼이 댓글로 “그건 오래된 비밀 의식에서 쓰던 표식 같다”는 말을 남겼다. 어떤 단체나 의식과 연관된 기호일 수 있다는 뜻이었다. 이걸 듣고 나니 급기야 소름이 돋았다.

그 후로도 그 벽을 자주 쳐다봤지만, 이상하게 문자가 조금씩 모양이 변하는 것 같기도 했다. 물론 눈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분명히 내가 처음 봤을 때와 다른 배열처럼 느껴졌다. 하루는 문자가 밤이 되면 빛나는 것 같다는 착각까지 들었다.

어느 날은 잠이 안 와서 벽 앞에 앉아 그 문자를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따라가 봤다. 그 순간 무언가 차가운 기운이 등골을 타고 내려오는 걸 느꼈다. 갑자기 머릿속에 한 단어가 떠올랐다. ‘떠나야 한다’는 경고처럼 들렸다.

며칠 후 나는 결국 집을 나왔다. 그 원룸에서 느낀 불안과 이상한 기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벽을 뒤돌아보는데, 어둠 속에서 문자가 희미하게 빛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도 그 벽에 새겨진 낯선 문자들의 의미가 뭔지 정확히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그냥 낡은 자국만은 분명 아니란 것 하나는 확실하다.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