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들린 낯선 발소리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들린 낯선 발소리 때문에 며칠째 잠을 설쳤다. 평소와 다름없이 퇴근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갑자기 내 바로 뒤에서 누군가 아주 조용히, 아주 천천히 발을 디딘 소리가 들려온 거다. 그 발소리는 내 심장 박동처럼 일정하지만 이상하게 무거웠다.
엘리베이터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분명 뒤돌아봐도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발소리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고, 내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내려가는 층을 확인할 때마다 그 소리는 따라왔다. 혹시 내 착각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몇 층을 내려서도 그 소리는 계속됐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오자 잠시 멈췄지만, 문이 닫히면 다시 들려왔다. 너무 이상해서 동료에게 털어놓았더니, “그거 예전에 이사 온 후부터 자꾸 들린대. 아무도 못 봤대”라며 웃었다. 근데 웃으면서도 무언가 불편한 표정이었달까.
그 이후로 퇴근 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난 의식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피하게 됐다. 계단을 이용해봤지만, 지하 3층 사무실에서 10층까지 오르내리려면 시간이 너무 걸려서 결국 참지 못한다. 어느 날은 일부러 엘리베이터 타기 전에 귀를 쫑긋 세워 봤다.
역시나 그 발소리는 분명히 들렸다. 그리고 그걸 들은 순간 심장이 찌릿했다. 그 발소리가 고정된 방향에서 들리는 게 아니라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여기저기, 조금씩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고요함 속에 파고드는 묘한 기분이 밀려왔다.
한번은 늦은 밤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다가, 누군가 뒤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돌렸는데, 이번에도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그 발소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는 듯했는데, 문이 열리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정말 누군가 있던 걸까, 아니면 나 혼자 그렇게 느낀 걸까.
인터넷을 뒤져보니 이 건물 자체가 옛날에 병원 부지였고, 가끔 이상한 소리가 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누군가 그 안에서 떠도는 영혼이라는 이야기였다. 물론 믿기 어려웠지만, 그 발소리가 점점 현실감 있게 다가오니 왠지 모를 공포가 더 커졌다.
최근엔 출근할 때도 어쩌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그 발소리가 난다. 그럼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붙고, 분명 앞사람과 나만 있는데도 발소리가 뒤따른다. 회사 사람들이랑 이야기해도 아무도 그런 경험을 한 사람은 없었다. 나만 느끼는 걸까, 아니면 뭔가 보이지 않는 존재가 나를 따라오는 걸까.
오늘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천천히 발을 디디는 소리가 났다. 참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소리가 정확히 내 바로 뒤에서 멈췄다. 나는 다시 돌아볼 용기가 없었다. 아마 앞으로도 그 발소리를 완전히 떨쳐내긴 어려울 것 같다.
가끔씩 생각한다. 혹시 그 발소리는 나에게 무언가를 전하려는 걸까? 아니면 그저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신호일까? 회사 엘리베이터에서 들린 낯선 발소리는, 지금도 내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