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할 때 SNS 때문에 다툰 에피소드
“야, 이게 뭐야? 너 인스타에 왜 그 사람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올려?” 갑자기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나도 멘붕이 왔다. 그냥 친구인데, 딱히 특별한 사이도 아닌데 왜 갑자기 그 사진 하나 때문에 싸우기 시작하는지 나도 이해가 안 됐다.
사실 우리 연애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SNS가 문제였다. 나는 본래 SNS에 별로 신경 안 쓰는 편인데, 우리 여자친구는 반대로 SNS를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입이었다. 친구가 올린 댓글 하나, 좋아요 하나에도 신경 쓰고, 내가 올린 게시물에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까지 챙기는 수준이었다.
어느 날은 그냥 동료랑 점심 먹고 찍은 사진 하나 올렸는데, 그걸 보고 여자친구가 갑자기 문자 폭탄을 보냈다. “너 왜 나 얘기 안 하고 그 사람 만났어? 나한테 속인 거 아니야?” 멘붕이었지만, 내가 볼 땐 단순히 친한 직장 동료일뿐이었다. 하지만 여자친구 눈에는 다르게 보였나 보다.
나는 SNS가 현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편이라 별 신경 안 썼지만, 여자친구는 그게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다. 그녀는 내 SNS가 마치 우리 관계를 증명하는 공식적인 창구인 줄 알았다. 그래서 내가 올리는 게시물 하나하나가 우리 연애의 ‘성적표’ 같았다.
그 날 이후로 우리는 SNS 때문에 몇 번 큰 다툼을 했다. 내가 여자친구 사진에 ‘좋아요’를 안 눌렀다고, 내가 댓글에 답변을 늦게 했다고, 또 그 사람이랑 얘기한 기록이 남아 있다고 그걸 캡쳐해서 보내주기도 했다. 나는 점점 지치고, 이런 걸로 자꾸 싸우니 뭐가 진짜 중요한지도 헷갈렸던 것 같다.
어느 날은 여자친구가 불쑥 말했다. “SNS에 우리가 같이 찍은 사진 올리면 얼마나 좋아? 나 너랑 사귀는 거 자랑하고 싶어”라고. 그 말에 잠깐 멈칫했다. 그냥 ‘좋아요’를 누르는 행동 하나가 사실은 우리 관계를 인정받고 싶다는 작은 표현이라는 걸 갑자기 깨달은 거다.
그래서 나도 조금씩 노력했다. 중요한 건 SNS에 올리는 게 아니라, 우리 둘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한다는 걸 말해주려고. 문자나 댓글에 집착하기보다,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시간을 보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서 우리는 결국 서로의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 SNS가 우리 일상의 일부지만, 그것 때문에 관계가 흔들리는 건 아니라고. 물론 가끔은 또 SNS로 비슷한 일 벌어지지만, 그때마다 웃어넘길 정도의 여유는 생긴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SNS가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더 신경 썼으면 싸울 일도 없었을 텐데 싶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SNS 없는 연애는 거의 없으니, 어쩌면 우리 모두가 겪는 성장통 같기도 하다.
결국 우리는 서로 “좋아요”보다 진짜 좋아함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때론 그 ‘좋아요’ 버튼 대신 진짜 만나서 포옹 한 번이 더 낫다는 걸 말이다. 다음에도 누군가 SNS 때문에 싸우면, 그냥 “그래, 그때도 그랬지” 하면서 웃어 넘겨야겠다. 어차피 연애는 SNS 피드보다 훨씬 복잡하고 재밌는 게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