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 덕분에 회사 동료와 친해진 이야기
아침 출근길, 평소 같으면 30분이면 도착하는 회사까지 한 시간 넘게 걸렸다. 눈앞에 끝 없이 늘어선 차들, 그리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도로 위에서 저는 교통체증 덕분에 회사 동료와 친해진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
원래는 그냥 지긋지긋한 출근길일 뿐이었는데, 옆 차선에서 익숙한 얼굴이 보여서 깜짝 놀랐다. 바로 우리 팀 막내, 민재였다. 서로 스마트폰만 주욱 보거나 창밖만 멍하니 쳐다보다가, ‘아, 오늘 왜 이렇게 막히냐’며 불평하는 데서 대화가 시작됐다.
처음엔 가볍게 인사만 하려고 했는데, 어느새 차 안에선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평소에는 사내에서 눈도 잘 안 마주치던 사이였는데, 이렇게 서로의 목소리를 듣고 대화하니 신기했다.
민재가 회사에서 골치 아픈 프로젝트 때문에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나름대로 힘든 점을 털어놨다. ‘너도 그런 줄 몰랐네’ 하는 공감대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평소에 말수가 적은 그가 이렇게 활짝 입을 열 줄은 몰랐다.
한참을 쓸데없는 얘기부터 진지한 고민까지 주고받으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게 교통체증은 계속되었다. 보통 같으면 화가 나거나 짜증 내기 딱 좋은 상황인데, 이상하게도 그때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날 이후로 회사에서 만날 때마다 어색함이 조금씩 사라지는 게 느껴졌다. 가끔 점심시간에 ‘출근길 뺑뺑이’ 공감대를 나누는 게 새로운 소소한 웃음 포인트가 되었다. 우리 둘 다 예상치 못한 ‘교통체증 덕분의 우정’에 살짝 놀라기도 했다.
어쩌면 매일 마주치는 일상의 단조로움 속에서, 이렇게 강제로 멈춰 서는 시간이 때론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 속에서 잠깐 멈춰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게, 생각보다 큰 위안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도 아침 출근길이 막혀버리면 민재랑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럴 때마다 갑자기 어딘가 모르게 기대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교통체증이 이렇게 소중한 인연으로 바뀔 줄은 진짜 몰랐으니까.
뭐, 다들 교통체증 때문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운 좋으면 그 안에서 좋은 사람 한 명쯤은 만난다고 생각해보자. 어쩌면 다음 정체 구간에서 누군가와 웃으며 나눌 이야기가 시작될지도 모르니까.
그나저나 다음에 민재랑 길 막히면, 이번엔 커피라도 한 잔 사줘야겠다는 다짐만 하며 오늘의 출근길을 마무리한다. 그래, 인생 참 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