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가족 사진 촬영 중 생긴 해프닝
설날 아침부터 집안이 난리였다. 온 가족이 모였으니 당연히 사진 한 장 남겨야 한다고, 할머니가 사진사 역할을 자청하셨다. 그래서 우리 식구들 옷 매만지고, 머리 손질하고, 카메라 앞에 줄 세웠다. 다들 설레는 마음 반, 귀찮은 마음 반으로 자리에 자리잡았다.
아빠는 늘 그렇듯 진지하게 엄격한 표정을 짓고, 엄마는 카메라를 보며 웃음 짓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삼촌은 한 손에 떡국 국자를 든 채 "이거 먹어야 설날이지!" 하는 바람에 다들 웃음을 참느라 애썼다. 할아버지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눈을 감으셨는데, 아마도 인생의 깊은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순간, 갑자기 막내 사촌 동생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방방 뛰기 시작했다. 알아보니 옆에서 고모가 양말을 슬쩍 벗기려는 장난을 친 것. 그거 하나 때문에 순식간에 분위기는 와글와글, 웃음과 소란 속에 사진 촬영은 잠시 중단됐다.
“아니, 이건 무슨 가족사진인지 뭔지 모르겠다,” 하면서도 할머니는 카메라를 다시 들이댔다. 그러자 이번에는 고양이 까미가 갑자기 등장해 카메라 앞을 툭 스치고 지나갔다. 다들 까미를 쫓아 손을 흔들고 소리 질러가며, 결국 까미가 이번 촬영의 숨은 주인공이 되어버렸다.
설날 가족 사진 촬영 중에 이렇게 많은 변수가 있을 줄이야. 내심 쌓인 피곤함과 긴장감이 다 날아가 버려서 뜻밖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사진 찍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모인 가족들과 떠드는 시간이 더 값지다는 걸 새삼 느꼈다.
한참 웃고 떠든 끝에 할머니가 또 한 번 셔터를 눌렀다. 이번엔 겨우 다들 자리를 잡았나 싶었는데, 바로 그 순간 아빠가 갑자기 큰 소리로 “자, 모두 떡국 먹으러 가자!”를 외쳤다. 그 말에 전부 긴장이 풀리면서 촬영장은 거의 난장판이 됐다. “이게 뭐야! 사진 좀 찍자고!”라는 엄마 목소리에 모두 폭소만 터졌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남긴 가족사진에는 진지한 표정은커녕, 웃음바다에 고양이와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진관에서 찍는 딱딱한 가족사진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드는, 진짜 우리 가족의 모습이었다.
돌아보면 설날 사진은 그날의 소란과 웃음까지 함께 기록하는 게 더 멋지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 해프닝 덕분에 앞으로 설날마다 찍는 사진이 우리 가족 추억의 보물이 될 것 같다. 앞으로 '가족 사진 찍기'가 아니라 '가족 웃음 만들기'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설날 가족 사진 촬영 중 생긴 해프닝은 이렇게 끝났지만, 매년 반복되는 소동과 웃음은 우리 가족만의 특별한 전통이 될 듯하다. 다음 번에는 과연 어떤 작은 사건이 또 우리를 웃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리고 까미는 오늘도 어김없이 조용히 카메라 뒤에서 자신만의 '주연' 자리를 노리고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