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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시동이 안 걸려서 친구한테 빌린 하루

2026-05-13 05:41:13 조회 3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아침부터 완전 멘붕이었다. 차 시동이 안 걸리는 거다. 평소 같으면 몇 번씩 시동 걸고 ‘아, 그래 조금만 참자’ 하면서 결국 켜지든데, 이 날은 아무리 시도해도 멈춰버린 채 아무 반응이 없었다. 출근 시간 맞춰야 하는데 이게 뭐람. 핸드폰으로 친구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었다. “야, 나 차 시동 안 걸려서… 혹시 차 좀 빌려줄 수 있어?”

친구가 흔쾌히 자기 차 하루 빌려주겠다고 했다. 차는 작고 낡긴 했지만, 그게 어딘가 싶었다. 평소엔 별 관심 없던 친구 차 내부를 구석구석 살피며 ‘이런 것도 있구나’ 하고 신기해 하는 내가 좀 웃겼다. “이 차, 시동 거는 방법이 좀 낯설긴 하네?” 하고 말하면서도, 친구는 오히려 “그래도 뽑기운은 있어”라며 굳게 믿는 표정이었다.

차를 빌려서 하루 종일 다녔는데, 솔직히 말하면 엄청 편했다. 내 차가 고장 난 덕분인지, 친구 차를 타니까 기분 전환도 되고, 모르는 길도 좀 더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출근길에 라디오 채널도 바꿔보고, 평소엔 절대 안 하던 노래를 크게 틀어보기도 했고. 향긋한 커피도 사서 타면서 다시는 안 올 아침의 작은 사치를 즐겼다.

그런데 문제는 “이 차, 기름 먹는 속도가 너무 빠르네?”였다. 평소 내가 타던 차랑은 달리, 친구 차는 연비가 굉장히 안 좋았다. 하루 종일 좀 움직이다 보니 연료 게이지가 거의 바닥을 치더라. 나중엔 ‘이러다 기름값만 내고 친구 차 빌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살짝 죄책감도 들었다.

점심 식사 후, 친구가 알려준 센터에 차를 맡기러 갔다. 전문가들이 내 차를 들여다보니, 배터리가 완전히 방전된 거였다. “아, 이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다. 배터리 교체하고 나니 드디어 시동이 잘 걸렸다. 세상에, 내 차가 원래는 이렇게 잘 움직이던 놈이라니. 어젯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얼마나 전쟁이었는지 모른다.

친구에게 “정말 고마워, 너 없었으면 대체 어쩔 뻔했어” 하니, 친구가 미소 지으며 “야, 우리 친구 아니냐. 다음에는 좀 더 빨리 말해주라”라고 했다. 그 말에 나는 씁쓸하면서도 꽤나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뭔가 친구 사이가 더 단단해진 느낌이라서.

하루 동안 친구 차를 빌려 타면서 느낀 것도 많았다. 내 차가 고장 나면 곤란하다는 건 물론이거니와, 평소에 내 차에 대한 애착도 새삼 느끼게 됐다. 그리고 친구가 내 상황을 흔쾌히 도와준 것처럼, 나도 친구가 어려울 때 꼭 그렇게 힘이 되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저녁이 돼서 내 차를 다시 운전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창문을 살짝 내리고 바람을 맞으며 생각했다. 이런 작은 일이 때론 사람 관계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는구나 하고. 그리고 혹시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이번보다는 좀 더 침착하게 대처해야겠다는 마음도 함께.

결국, 나는 차 시동이 안 걸려서 친구한테 하루 차를 빌렸지만, 덕분에 우정은 덤으로 얻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내 차 상태 점검을 좀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뭐,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니겠나. 어느 한 순간 작은 고장이, 생각보다 큰 웃음과 배움으로 돌아올 때도 있으니까.

그래서 결국 이날 하루는 이렇게 마무리됐다. 내 차는 고장났지만, 친구 차 덕분에 하루를 살아남았고, 또 그 사이 우정은 꽉 찼다. 앞으로도 뭐, 시동 안 걸릴 때 친구가 빌려주는 차가 있다면 그게 큰 행운 아닐까? 피식, 그렇게 생각하며 집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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