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 냉장고 청소 중 발견한 충격의 물건
오늘 드디어 자취방 냉장고 청소를 시작했다. 평소엔 그냥 먹다 남은 김치통, 소스병 이런 거 그냥 대충 닦고 끝냈는데, 오늘은 왠지 모르게 제대로 치워야 할 것 같아서 장갑 끼고 뚜껑부터 열었다.
처음엔 별거 없었다. 상한 우유 한 병, 오래된 냉동 만두 봉지, 그리고 언제 산 건지 모를 소스류들. 그때까지는 그저 평범한 냉장고 청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데 문제는 냉장고 가장 안쪽 깊은 곳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손이 닿지 않는 구석을 뒤지다 보니, 뭔가 꾸덕꾸덕하게 굳은 노란색 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이게 뭐지?' 하면서 조심스럽게 집어 들었는데...
이게 바로 충격의 물건이었다. 납작한 플라스틱 용기 안에 들어있던 건 계란찜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3주쯤은 되어 보이는 말라붙은 계란찜이었다.
그걸 발견한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고,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도대체 이걸 왜 안 버리고 놔뒀지?' 자취 생활 3년차인데 이런 걸 이제야 발견하다니. 내 자신도 웃기지만, 이런 상태가 되어도 잊혀졌다는 게 참 신기했다.
용기 뚜껑은 이미 납작해졌고, 냉장고 안에서 서서히 눅눅해지면서 주변 음식들에 악취를 퍼뜨렸던 것 같다. 옆에 있던 김치통도 살짝 냄새가 이상했는데, 원인을 이제야 알게 된 거다.
한참을 그걸 바라보다가 결국 휴지로 싹싹 닦아내고, 냉장고 내부도 알코올로 소독했다. 보통 청소하면 금세 끝나는데 오늘은 정신없이 손이 갔던 게, 청소가 아니라 거의 '발견과 치유' 과정 같았다.
플라스틱 용기는 버리고, 냉장고 선반들도 하나하나 빼서 씻고 세탁도 했다. 그 사이에도 생각났다. 내가 가끔씩 '자취방 냉장고는 미지의 세계'라고 말하는 거. 이번에도 그 말은 완전 맞는 말이었다.
청소를 마치고 나서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는 냉장고 안에 있는 음식들 좀 더 자주 확인하자." 오늘 발견한 계란찜 덕분에 말이다. 역시 자취는 관리가 생명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깨끗해진 냉장고를 보면서 살짝 미소 지었다. 다음번엔 또 어떤 무서운 물건과 마주하게 될지 궁금하다. 아, 그 전에 냉장고 청소는 좀 더 자주 해야겠다는 다짐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