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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타고 드라이브 가려다 길 잃은 이야기

2026-05-19 00:41:21 조회 1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주말이라 기분 좋게 차에 올라탔다. 목적지는 그냥 바람 쐬러 드라이브 가는 거였다. 딱히 어디 정해진 데는 없었고, 그냥 시원한 길 따라 쭉 달리면 그새 기분이 좀 나아지겠지 싶었다. 그래서 내비도 켜지 않고, 핸드폰 내비 어플도 끈 채로 감(感)대로 출발했다.

처음에는 도심을 벗어나면서 도로도 한산해지고, 창문을 열어 바람도 시원하게 맞았다. 음악도 틀고, 혼자서 노래도 따라 부르면서 기분이 무척 좋아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낯선 길이 나오기 시작했다. 분명 지도에는 보이지 않는 조그마한 골목길을 몇 번이나 돌아 나왔다.

“아, 이거 어디로 가는 거지?” 하면서도 그냥 길이 좋으면 계속 가게 되는 게 또 드라이브의 묘미 아니겠나. 하지만 30분쯤 지나니 점점 불안감이 엄습했다. 주변에 가게나 사람이 거의 없고, 신호등도 드물었다. 게다가 길도 점점 가파르고 좁아졌다.

결국 휴게소라도 있으면 들어가서 물도 사고 지도도 확인하려 했는데, 휴게소는커녕 주차할 수 있는 공간조차 안 보였다. 계속 달리는 동안 만난 건 오르막길 끝에 있는 낡은 농가 한 채와, 오직 산과 나무뿐이었다.

한참 달리다가 제법 큰 4거리 교차로가 나왔다. 나는 무심코 왼쪽으로 꺾었는데 이게 또 실수였다. 그쪽은 더 험한 산길로 이어졌고, 차가 한 대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길에 낭떠러지까지 보였다. 속으로 ‘여기서 미끄러지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이때부터 스마트폰 배터리 걱정도 되기 시작했다. 지도가 제대로 로딩되지 않으니 내가 어디 있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간간이 터지는 신호에 겨우 위치를 확인하면, 정체불명의 산 중턱쯤에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머리가 복잡해졌다.

결국 더는 미련 없이 차를 돌리기로 했다. 다시 큰길을 찾으면 길을 잃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큰길로 나가려면 또 뭐 하나 더 지나야 한다는 것. 엇갈리는 갈림길에 서서 한참을 고민하다 겨우 돌아섰다.

돌아오는 길은 마치 내가 길 잃은 경험 자체를 ‘시뮬레이션’ 하는 것 같았다. 가는 길 내내 ‘이때는 오른쪽이지!’ ‘어, 여기서 봤던 표지판인데?’ 하며 기억을 붙잡았다. 다행히 한 시간쯤 헤맨 뒤에 다시 익숙한 국도에 무사히 접어들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혼자 대충 웃었다. “길 잃는 것마저도 드라이브의 재미 아니겠어?”라고 소리 내 말하면서도 속으론 벌써 다음엔 내비 꼭 켜야지 다짐했다. 그래도 그 날 산길에서 마주친 풍경들은 한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결국, 드라이브는 바람 쐬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몸소 깨달았다. 가끔은 헤맬 때 느끼는 불안과 당황이 있어도, 그게 또 하루의 묘미인지도 모르겠다. 길 잃은 채 달리던 내 차는 결국 나만의 작은 모험이었다. 다음엔 어디서, 어떤 길을 만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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