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방에서 배달 음식 시켰는데 문 앞에 이상한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어서 당황
자취방에서 배달 음식을 시켰는데 문 앞에 이상한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있어서 당황했다. 사실 자취 시작하고 한두 달은 주변에 이런저런 고양이들이 왔다 갔다 하는 걸 자주 봤다. 근데 이날은 뭔가 다르더라. 배달 음식이 도착했는데, 문을 열려고 하니까 문 바로 앞에 어찌나 당당하게 앉아있던지, 순간 몇 초간 멈칫했다.
처음에는 ‘누가 키우는 고양이인가?’ 싶었는데, 주변에 집은 다 아파트라 딱히 고양이 키우는 집은 안 보였다. 근데 이 녀석이 절대 안 움직여. 딱 고양이답게, ‘여기 내 구역이다’ 하는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내가 문을 살짝 밀었는데도 꿈쩍도 안 하고, 눈도 안 깜빡이고 쳐다보는 거다.
배달기사님도 당황하셨는지 "저기, 고양이 때문에 문이 안 열리는데 괜찮으시겠어요?" 하더라. 나도 “아... 네... 좀만 기다려주세요” 하면서 한쪽 다리로 조금씩 밀어내려 했는데, 고양이가 문 앞을 절대 내주질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배달기사님은 웃으면서 “이 녀석, 집사님한테 배달일 같이 일하시나 봐요”라며 농담을 던졌다.
결국 음식을 받는 데 애 좀 먹었지만, 그 와중에 배달음식은 점점 식어갔다. 고양이는 배달 음식을 건드리지도 않았고, 단순히 문 앞에 앉아있는 것뿐이었다. 이상한 건 주변에 다른 고양이들은 분명히 있었는데 왜 하필 문 앞에 앉아 있었는지는 도통 알 길이 없었다.
그날 이후로 종종 문 앞에 고양이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게 됐는데, 처음에는 좀 신경 쓰였다가 어느새 내 일상 일부처럼 느껴졌다. 가끔은 고양이랑 눈 마주치고 인사하는 것도 나름 재미였다. 그러나 '음식 배달할 때마다 고양이가 문 앞을 잠그는 건 좀 곤란하다' 싶어 간식을 사서 문 옆에 살포시 놓아봤다.
근데 그게 또 미묘했다. 간식을 두니까 고양이가 음식을 너무 좋아하는 거다. 어느 순간부터는 간식 있는 날엔 문 앞에 꼭 와서 기다리고, 내가 문 열자마자 달려들어 먹으려고 했다. 이제는 배달 올 때마다 고양이 케어까지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그래도 뭐랄까, 외로운 자취 생활에 이런 작은 친구가 생긴 듯한, 묘한 위안이 있었다. 고양이가 나한테 완전히 마음을 연 건 아니지만, 그날 문 앞에서 마주친 게 뭔가 운명 같기도 하고. 매번 올 때마다 신경 쓰이긴 하지만 말이다.
어쩌면 고양이는 그냥 내 배달 음식을 지키는 자취방 문지기일지도 모르겠다. 배달 음식에 대한 집착과 문 앞을 지키는 고양이는 나에게 자취방에서 혼자 있는 날들의 작은 재미를 주었다. 다음번 배달 시킬 때도 또 그 녀석이 문 앞에 앉아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래도 다음엔 문 앞 좀 비켜주면 좋겠다... 아무튼 그날 이후로 배달 올 때마다 가끔 웃음이 난다. 고양이도 나도 서로의 배달 음식을 통해 이상한 평화 협정을 맺은 것 같은 기분이랄까. 뭐, 이런 게 다 자취 생활의 묘미 아니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