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회식 뒤풀이에서 벌어진 의외의 사건
회사 회식 뒤풀이에서 벌어진 의외의 사건, 그날은 진짜 우리팀 누구도 예상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원래 다들 회사 근처 술집에서 2차를 하려고 모였는데,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인지 갑자기 누가 “우리 집으로 가자”고 했다. 다들 피곤한 줄 알았는데 어느새 몇 명이 그 제안에 흔쾌히 동의하고 있었다.
사실 나는 그 날 피곤해서 초반부터 ‘행사 좀 쉽게 끝냈으면’ 했는데, 막상 뒤풀이 장소에 가니까 그 기운이 엄청 달라졌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감탄사가 터졌다. 술도 준비돼 있고 안주는 기본, 심지어 보드게임에 노래방 기계까지 있었으니 말이다.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갑자기 우리 팀 막내가 스타킹에 구멍 난 발을 보이며 웃기 시작했다. 평소 조용하던 애가 갑자기 농담 섞인 자기 발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데, 그게 진짜 웃겼다. “이거 한 달째 신고 있는데 아직 멀쩡해요. 헛헛해 보일지 모르지만 이게 진짜 내 스타일임”이라며 껄껄 웃었다.
그때 누군가가 그 발에 슬리퍼를 신겨주려고 했는데, 그 슬리퍼가 갑자기 어디선가 굴러와서 거실 한쪽 구석 구멍난 자리에 탁 떨어졌다. 웃다가 다들 그 슬리퍼가 어디서 튀어나온 거냐고 한참 이야기했는데, 집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아, 그거 우리 집 고양이 장난감”이라고 알려줬다. 고양이가 자꾸 슬리퍼 물고 다니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는 거였다.
그 순간 분위기가 살짝 반전됐는지, 다들 고양이 얘기하면서 애교 있는 동물 사진을 꺼내 보여주기 시작했다. 갑자기 스마트폰이 돌아가면서 각자의 귀여운 반려동물 자랑 시간으로 변신한 거다. 평소에는 얘기 잘 안 하던 팀장님도 자기 강아지 자랑을 꺼내면서 다 같이 빵 터졌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보드게임 중에 팀장님이 갑자기 “우리 이렇게 친해지니까 신기하다. 다음엔 각자 집에서 뒤풀이하자”고 말한 거다. 다들 웃으면서 찬성했는데 나는 속으로 ‘이게 진짜 가능하겠어?’ 싶었다. 그런데 막내가 재빠르게 “다음 주 내 집에서 할게요!”라며 자기 집 주소를 툭 던졌다.
그 날 뒤풀이가 의외로 길어지고, 모두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그냥 피곤한 줄만 알았는데, 막상 끝나고 나니 오히려 다음 일 주일을 회사에서 버티게 해 준 게 이 순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혼자 웃음이 나왔다. 진짜 회사 회식 뒤풀이에서 벌어진 의외의 사건이라 하면, 그런 갑작스런 분위기 전환과 예상치 못한 고양이 슬리퍼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팀이 이렇게 가까워질 수 있었던 건 그 슬리퍼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말이다.
결국, 그날 밤 내 머릿속엔 ‘고양이 슬리퍼’가 회사 회식 뒤풀이의 진짜 MVP라는 결론이 자리 잡았다. 다음 번 뒤풀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나저나, 다음번엔 고양이도 초대해야 하나? 누가 보면 회사가 아니라 애묘카페인 줄 알겠네.
이상, 평범한 회사 회식이 예기치 못한 웃음으로 마무리된 이야기였다. 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