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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 첫 냉장고 청소하며 만난 이상한 냄새

2026-05-26 00:42:32 조회 1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자취한 지 6개월 차, 드디어 냉장고 청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냥 평소에 뭐가 있나 대충 보고 꺼내서 먹기만 했지, 속까지 깊게 본 적은 없었다. 근데 오늘은 좀 다르다. 갑자기 냉장고 문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이상한 냄새가 퍼져서 바로 손을 털며 청소를 시작했다.

처음엔 당연히 상한 음식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보통 유통기한 지난 치즈며 김치, 소스병들을 하나씩 꺼냈다. 근데 뭔가 냄새가 계속 나서 안 되겠다 싶어 깊숙한 구석까지 뒤져봤다. 그때 발견한 건, 기억도 안 나는 작은 플라스틱 용기 하나. 뚜껑을 열었는데... 으악, 지옥에서 막 올라온 듯한 냄새가 확 퍼졌다.

그 용기 안에는 며칠 전에 사 둔 생크림이 있었는데, 분명 원래는 흰색이었을 텐데, 변색도 심하고 곰팡이까지 피어있었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버리고 냉장고 선반도 전부 뽑아서 분무기로 청소했다. 청소하면서도 계속 코를 막고, "이게 웬 악취지?" 라며 혼잣말을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냉장고 냄새가 그 생크림 때문만은 아니라는 거다. 선반 뒤쪽 깊은 틈새에서 더 오래된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년에 뭐 낭비하지 않고 다 먹으려고 냉동실에 잠시 넣어뒀던 음식 찌꺼기들, 혹은 흘린 액체 같은 게 그대로 방치됐을까?

용감하게 손을 넣어서 틈새를 닦아내려 했는데, 뭔가 축축하고 끈적끈적한 게 묻어서 순간 손이 얼음물에 담근 것처럼 굳었다. 멀쩡한 행주로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미스터리한 점액질 같은 게 거기 있었다. 냉장고 구석 한쪽이 완전 이상한 생태계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와중에 친구에게 전화해서 "야, 냉장고 청소하려는데 냄새가 완전 미쳤어. 혹시 냉장고 뒤에 뭐 숨겨놓은 거 아니냐?"라고 농담을 했더니 친구는 "그거 내 집 냉장고 이야기 같네 ㅋㅋ 그거 냉장고 청소하다가 나도 몇 번 고통받음"이라고 답이 왔다. 역시 자취생의 숙명이구나 싶었다.

청소는 한참 계속됐고, 냉장고 안에 있는 모든 선반을 너덜너덜하게 빼내서 씻고 닦고 말리고, 소독도 했다. 근데 청소를 마치고 다시 문을 열었을 때 그 냄새가 완전히 사라진 줄 알았는데, 미묘하게 남아있었다. 뭔가 냉장고가 숨겨놓은 비밀을 알게 된 기분도 들면서, 동시에 앞으로는 냉장고를 더 자주 열어보고 깔끔하게 관리해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이상한 냄새의 정체를 완전히 밝히지 못해서 미스터리로 남았지만, 그래도 깨끗해진 냉장고를 보니 마음이 홀가분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냉장고 청소하기 전에 꼭 장갑은 필수로 챙기겠다고 다짐했다. 자취생에겐 냉장고 청소가 작은 모험이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하며 말이다.

다음번엔 냉장고 청소하며 만난 이상한 냄새 대신, 냉장고 속에서 발견한 보물 같은 간식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 과연 그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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