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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첫 드라이브 중 차 고장 난 썰

2026-05-27 10:41:18 조회 15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그날따라 왜 그렇게 차가 말을 안 들었는지 모르겠다. 연인과 첫 드라이브 중이었는데, 출발한 지 10분도 채 안 돼서 차가 갑자기 덜컹거리더니 멈춰버린 거다. 도로 한복판, 주말 오후라 차도 꽤 많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워서 눈만 동그랗게 떴다.

나는 우선 시동을 껐다 켰다 반복해보면서 “설마 엔진에 문제 생긴 건가?” 걱정이 밀려왔다. 연인은 옆에서 "괜찮아, 금방 해결될 거야"라며 미소를 지었지만, 그 미소가 나한테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첫인상 깎이기 딱 좋은 상황 아닌가.

다행히도 근처에 주유소가 있어서 천천히 그리로 이동할 수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늘었다. "너 차에 대해 잘 몰라? 난 자동차 매니아는 아니지만 기본 점검 정도는 할 줄 알아" 하길래 솔직히 ‘이게 다야?’ 싶기도 했지만, 그래도 뭔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주유소에 도착해서는 기름이 부족한 건 아닌지 체크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결국 내 차 매뉴얼을 꺼내서 이상한 점을 찾으려 했는데, 이때 연인이 내 손에 있는 매뉴얼을 보더니 "자동차 고장났을 때 당황하지 말고 긴급 출동 서비스를 부르는 게 제일 편해"라며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왜 진작에 그 생각을 못 했나 싶었다. 평소엔 나도 이래저래 똑똑한 척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긴박한 상황에선 차라리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답이었다. 결국 긴급 출동 서비스에 전화를 걸고, 도착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주변 짧은 산책을 하며 좀 진정했다.

시간이 좀 지나긴 했지만, 출동 기사 아저씨가 와서 차 점검 후 배터리 문제라는 걸 알려주었다. 기사님은 "요새 차는 전자장치가 많아서 이런 일이 종종 있다"며 웃었는데, 그 순간 나는 연인과 함께 웃으면서도 마음속으론 ‘첫 드라이브가 이렇게 막판에 고장 나면 어떡하지’ 걱정이 살짝 스쳤다.

다행히도 긴급 출동 기사 덕분에 차는 곧바로 시동이 걸렸고, 우리는 다시 출발할 수 있었다. 주행하는 동안 연인은 "그래도 이렇게 같이 고생한 것도 나중에 좋은 추억이 될 거야"라고 말했다. 그 말이 그렇게 위로가 될 줄 몰랐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차가 고장 난 그 순간도, 긴급 출동이 와서 수리받은 순간도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첫 드라이브가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히려 그 덕분에 서로에게 조금 더 친근해진 기분이었다.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목적지가 아닌, 어쩌다 보니 우리가 만든 특별한 경험이 이번 드라이브의 진짜 목적이 되었다고 할까. 그리고 나는 그날의 고장 난 차보다, 옆자리에 앉은 연인의 미소가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나중에 집에 와서 다시 차를 점검했는데, 문득 생각했다. 다음에는 고장 없이, 아무 문제 없이 그냥 평범하게 드라이브만 하자고. 하지만 솔직히 그때 그 고장 난 순간이 없었다면 오늘처럼 피식 웃을 일도 없었겠지. 인생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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