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배달 라이더가 선물해준 미소
출근길에 항상 그렇듯 버스 정류장에서 지하철역까지 걷고 있었다. 아침 공기는 차가웠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나는 이미 오늘 하루 시작부터 머리가 복잡했는데, 그때 한 배달 라이더가 내 앞을 지나갔다.
그 라이더는 헬멧을 벗으면서 내 쪽을 잠시 바라보더니,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따뜻함이 묻어나면서도 왠지 모르게 힘이 되는 그런 미소였다. 순간, 내가 왜 이른 아침부터 이렇게 무겁게만 느껴졌는지 잠시 잊게 됐다.
배달 라이더들은 요즘 왜 그렇게 힘든지 모두가 알지만, 정작 마주치면 그냥 스쳐 지나가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분은 다르더라.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는데도 한 사람을 위해 이렇게 미소를 지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한 번 쓱 보고 지나갈 수도 있었는데, 그 순간 내 마음에 녹아들었다.
내가 그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조용히 말했더니,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헬멧을 썼다. 그리고는 출발하기 직전에 한 번 더 미소를 지었다. 그 짧고 사소한 순간이 내 일상을 훑고 지나가던 어둠을 조금 걷어낸 기분이었다.
그날 아침, 왜 이렇게 출근길이 한층 덜 괴롭게 느껴졌을까? 그냥 땅에 떨어진 작은 빛 같은 존재가 있었다고 해야 할까?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미소 한 방울이 이렇게 큰 힘이 될 줄 몰랐다. 요즘같이 서로 지치고 힘든 시기에 이렇게 보이지 않는 선물이 있다니.
커피 한잔을 마시는 틈에 그 장면을 되짚어 봤다. 늘 나 혼자인 느낌에 빠지기 쉬운데, 그 라이더 덕분에 나는 또 누군가와 연결된 느낌을 잠시나마 받았다. 어쩌면 출근길 배달 라이더가 나한테 선물해준 미소는 그 자체로 훌륭한 힐링이었다.
그날 하루는 내 마음에 그 미소가 자꾸 떠올라서 힘들 때마다 머릿속으로 다시 재생했다. 사실 별거 아닌 순간인데, 참 신기하게도 마음 한 구석이 따뜻해졌다. 출근길에 만난 그 작은 친절이 이렇게 큰 울림을 줄 줄이야.
여러분도 혹시 요즘 지치고 힘들다면, 주변의 사소한 미소 하나에 집중해보길 바란다. 때론 아무 말 없이도, 딱 마주친 미소 하나가 나를 보호막처럼 감싸주기도 하니까. 그 힘으로 또 하루를 버티는 거다.
내일 출근길에도 배달 라이더가 그 미소로 선물해줄지 모른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결국 우린 그렇게, 연결되고 또 위로받으며 살아가는구나 싶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 이야기 끝나고 나서 나도 한 번 배달음식 시켜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