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에서 산 책, 예상치 못한 주인공 사인본
당근마켓에서 책을 하나 샀다. 원래는 그냥 평범한 소설책인데, 상태가 좋아서 저렴하게 올라온 걸 발견하고 냉큼 구매 버튼을 눌렀다. '책 정도야, 그냥 읽으면 되지 뭐' 하는 마음으로 별 기대 없이 배송을 기다렸는데, 택배 상자를 열어보니 뜻밖의 선물이 있었다.
책 표지를 살짝 넘기자마자 바로 눈에 띈 건 주인공 작가님의 사인이었다. 그것도 그냥 사인이 아니라, 책 앞면 한쪽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데다, 작은 메모까지 덧붙여져 있었다. '오, 이건 대체 얼마짜리 책이길래 이런 걸 주나' 하는 의문이 들면서도 솔직히 기분이 좋아졌다.
원래 당근마켓에서는 중고 물품이 대부분이라 책 상태만 신경 쓰는 편이었는데, 이렇게 예상치 못한 사인본을 만나다니. 작가님이 직접 쓴 듯한 필체가 정성이 느껴져서, 아무래도 그냥 막 읽기 아까운 귀중한 책이 된 셈이었다. 한참을 들여다보면서 ‘어쩐지 너무 싸게 샀다’ 싶었다.
그 메모에는 "이 책을 읽는 당신에게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랍니다"라는 짧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작가님께 답장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 그냥 이걸 제대로 간직하기로 했다. 그래서 뭔가 책장을 넘기는 손길도 더 조심스러워졌다.
책을 사게 된 계기는 좀 단순했다. 집에서 뒹굴던 책이 떨어져서 새로 한 권 구하려고 했는데, 당근마켓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작가나 작품에 대해 특별한 관심은 없었지만, 평소 글 읽는 걸 좋아해서 그냥 가볍게 구매했다. 그런데 이렇게 사인본으로 만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사인이 자꾸 눈에 밟혔다. 덕분에 글 내용도 더 열심히 집중하게 됐다.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마치 작가님과 직접 대화하는 느낌이었다고 할까? 물론 환상에 젖은 거겠지만, 그만큼 책읽는 재미가 배가된 셈이다.
이제는 당근마켓에서 책 살 때마다 살짝 기대하게 됐다. ‘이번에는 또 무슨 깜짝 선물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물론 사인본이 흔한 건 아니겠지만, 이런 뜻밖의 발견이 사는 재미를 더하는 것 같다. 그냥 평범한 중고 거래가 아니라, 작은 보물 찾기 같은 느낌.
그리고 한 가지 깨달은 건, 인터넷 중고거래는 역시 운빨이라는 거다. 좋은 책, 좋은 물건도 있지만, 이런 예상치 못한 '보너스'를 만나면 기분이 확 달라진다. 그래서 당분간은 책만 사겠다고 해놓고도 자꾸만 눈길이 간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만약 여러분도 당근마켓에서 책을 산다면, 겉보기만 보고 무심코 넘기지 말길 바란다. 그 안에 뜻밖의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나처럼 그런 걸 만난다면, 잠시 멈춰서 웃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그 작은 사인 하나가 그날 하루 피곤함을 다 날려줄지 모르니까.
결국 책은 지식도 주지만, 때론 이런 작은 인연과 함께 추억도 선물한다는 걸 알게 된 하루였다. 다음엔 또 어떤 이야기가 내 손에 들어올지, 왠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