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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급 번개 회식, 담배피다 벌어진 일

2026-05-31 20:41:13 조회 1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에서 급 번개 회식, 담배피다 벌어진 일이라더니… 진짜로 “급”이 뭔지 몸으로 배웠습니다. 퇴근 10분 전쯤 팀장님이 단톡방에 “오늘 저녁 7시, 바로 갑시다. 장소는 제가 예약했어요”라고 한 줄 띡 던지고 끝이었거든요. 다들 퇴근 준비하다가 공복에 눈만 동그랗게 뜬 채, 각자 옷 갈아입고 우르르 모였는데요.

저는 원래 회식 날이면 밥 먹기 전에 담배 한 대씩 피우고 들어가는 편이었습니다. 회사 근처 편의점 옆에 흡연 구역이 있잖아요. 거기서 잠깐 숨 돌리고 들어가면, 뭔가 “오늘은 내가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중이야” 이런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그날은 팀장님이 너무 빨리 모이라고 해서, 제가 흡연 구역에서 피지도 못하고 시간만 보고 있었어요.

근데 그 타이밍이 기가 막혔습니다. 흡연 구역에 막 불 붙이려는데, 옆에서 어떤 남자분이 “혹시 여기 대리님…” 하고 말을 걸더니 저를 쳐다보는 거예요. 저는 제가 대리급인 줄 알았던 적이 없어서(저는 그냥 ‘막내’입니다) 순간 멈칫했죠. 그런데 그분은 바로 “아, 죄송합니다. 방금 전 회의실에서 뵌 분 같아서요”라고 하고 급히 다른 쪽으로 가버렸습니다.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 남자분이 가던 방향이 회식 장소 건물 입구였어요. 저는 “뭐지, 저 사람도 우리 회사 사람인가?” 하고 다시 담배에 집중하려는데, 그때 흡연 구역 쪽에 회사 택배기사님이 들어오더라고요. 기사님은 누군가 이름을 부르면서 “여기 맞아요?” 하고 수상하게 주변을 둘러봤고요. 그 순간 제가 방금 피우려던 담배 연기가 너무 진했는지, 택배기사님이 저를 보고는 “아, 여기 담배 피우는 분 계시네요”라고 말합니다.

…그 말이 왜 그렇게 웃기냐면, 저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아니라 “담배를 피우려는 사람”이었거든요. 불도 아직 안 붙였는데, 연기만 먼저 만들어진 느낌이라 너무 억울했어요. 그래도 기사님은 제 눈치를 보며 “혹시 사무실로 전달할 게 있어서요. 수신인이 ‘팀장님’이라서…”라고 하더니, 손에 든 서류 봉투를 들썩입니다. 저는 그냥 “네, 팀장님이 회식 가셨는데요” 하고 말하려다가, 기사님이 그 봉투를 들고 바로 입구 쪽으로 들어가려는 걸 봤습니다.

그 순간 단톡방에서 또 소리 나더라고요. 팀장님이 “입구에서 저 보이면 바로 오세요”라고요. 저는 “아, 방금 택배가 우리 팀장님 거구나” 하고 혼자 확신했는데, 문제는 택배기사님이 정확히 입구에서 팀장님을 찾았다는 겁니다. 팀장님은 이미 사람들이랑 얘기 중이었고, 택배기사님은 친절하게 “팀장님, 이거 여기요”라고 하죠. 다들 “어? 회식 중인데 무슨 서류야?” 하는 분위기였는데, 팀장님이 봉투를 받자마자 표정이 살짝 굳었습니다.

팀장님이 봉투를 열어보더니, 갑자기 저한테 시선을 휙 던지더라고요. 저는 그 시선이 “담배는 건강에 안 좋아요” 같은 잔소리일까 봐 움찔했는데, 팀장님이 하는 말이 의외였습니다. “야, 너 어제 휴게실에서 본 그거… 맞지?” 그러더니 다들 “어떤 거요?” 하고 웅성웅성. 알고 보니 어제 누가 휴게실에 붙여둔 공지(간식 이벤트) 관련 서류가 제대로 전달이 안 됐던 모양이에요. 택배 봉투 겉면에 제 이름이 찍혀 있었던 겁니다. 저는 그런 거 붙인 적도 없고, 제가 찍힌 것도 첨 봤는데요.

결국 택배기사님이 “수신인은 대리님이었는데요?” 하자, 팀장님은 “아냐, 우리 팀 막내가 대리라고 착각해서…” 같은 식으로 말을 돌리려고 했고, 그 와중에 모두가 저를 바라보는 거예요. 진짜로 “급 번개 회식” 분위기에서 “급 번개 의혹”이 생긴 느낌. 저는 “저 어제 휴게실에 안 갔습니다”라고 말했는데, 옆에서 과장님이 갑자기 한마디합니다. “근데 어제 휴게실에 누가 담배 피울 때 연기 엄청 났잖아. 그게 혹시….”

그때 저는 알았습니다. 아까 흡연 구역에서 제가 피지도 않은 담배 때문에 기사님과 사람들이 저를 ‘담배 사건의 주인공’으로 기억해버린 거죠. 그래서 봉투 수신인도 제 이름이 찍혀 있었고, 팀장님은 그걸 어제의 사건으로 연결해 버린 겁니다. 저는 억울해서 “제가 불도 안 붙였어요!”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이미 다들 웃고 있어서 더 말하면 이상해질 것 같아서 그냥 조용히 자리 잡았습니다. 회식 시작하고 나서도 반쯤은 분위기가 그 얘기로 흘러가더라고요.

결국 서류 내용은 단순했습니다. 다음 달에 진행할 간식 이벤트 관련 명단 정리인데, 제가 휴게실에 붙은 공지를 사진으로 올린 걸 누가 착각해서 제 이름으로 입력해 둔 거예요. 팀장님도 “아, 이거 그냥 시스템이 꼬인 거네” 하면서 체면을 살리려고 농담을 던졌고요. 저는 그제야 한숨을 돌렸는데, 나중에 택배기사님이 마지막으로 “오늘도 담배는 건강 생각해서요”라고 말하더니 허리를 딱 숙이고 가셨습니다. 저는 그 말이 왜 그렇게 뭉클하냐는… 어쨌든 ‘담배피다’로 시작한 사건이 ‘간식 이벤트’로 끝난 날이었거든요. 그리고 그날 이후로 저는 회식 전에 담배를… 안 피우게 됐습니다. 대신 물을 더 자주 마시게 됐고요. 아무튼 회사에서 급 번개 회식은 결국 사람을 모이게 하고, 담배는 사람의 기억을 꼬이게 한다는 교훈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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