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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갑자기 팀장이 내 점심까지 계획한 날

2026-03-24 06:24:18 조회 6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오늘 점심시간이 다가오는데 갑자기 팀장이 내 자리로 오더니 “오늘은 내가 점심 메뉴까지 다 정해줄 테니까 네가 딴 짓 하지 말고 따라와” 이러는 거야. 헐, 무슨 갑툭튀 작전인가 싶었는데 무시할 수도 없고, 그냥 따라갔지. 회사에서 팀장이 내 점심까지 계획한 날이라니, 도대체 난 무슨 특급비밀요원도 아니고...

팀장이 데려간 곳은 회사 근처 새로 생긴 유명 맛집이라더라. 평소 내가 골라 먹는 패턴과 완전 다른 스타일의 음식점이었어. 메뉴판 펼쳐서 이거 먹어봐라, 저거 먹어봐라 하면서 완전 프로듀서 모드 발동. 난 그저 ‘네네~ 알겠습니다~’ 하면서 따라갔지. 나는 혼자 조용히 김밥이나 사먹으려고 했는데, 웬걸 이렇게까지 챙겨 주시는 줄 몰랐네.

그런데 문제는 팀장이 고른 메뉴가 내 취향과 전혀 맞지 않았다는 것... 원래 매운 음식을 즐겨 먹는 편인데, 오늘은 어째 담백한 쪽으로만 골라냈더라? 게다가 다소 낯선 식재료들이 잔뜩 들어가 있어서 ‘이걸 내가 과연 잘 먹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몰려왔어. 그래도 팀장이 직접 고르고 추천해준 거니 이왕이면 즐거운 마음으로 먹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지.

식당에 앉자마자 팀장은 흡사 맛집 리뷰어 마냥 메뉴 설명을 쏟아냈어. 이거는 무슨 해산물인데, 이 소스가 중국식이고, 이건 건강에 엄청 좋다나 뭐라나. 듣다 보니 점점 내 점심 먹는 시간이 교육 시간 같아지더라. ‘아, 내가 점심 먹는데 이렇게 깊이 들어가야 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

더 놀라웠던 건, 점심 메뉴 인증샷 찍어야 한다며 폰 화각 잡아주고, ‘사진 좀 잘 나왔죠? 인스타 올리기 딱이야’ 하면서 강제 SNS 홍보까지 감행했단 거야. 갑자기 내가 인플루언서 된 기분이었어. 이게 도대체 회사 점심인지 아니면 미식 여행인지 구분이 안 갈 지경이었지.

하지만 의외의 수확도 있었어. 팀장이 고른 음식은 내 일상에서 잘 안 시도해본 조합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맛있더라는 거! 평소에 혼자라면 절대 먹어보지 않았을 메뉴였지만, 한 입 한 입 먹을 때마다 ‘아, 이런 것도 먹을 만하네’ 싶었지. 덕분에 이번 점심 시간이 꽤 특이하고 기억에 남게 되었어.

밥 먹고 나서 팀장이 “다음엔 네가 메뉴 선정하는 거야. 우리 팀의 미식가 등극이다!” 하면서 갑자기 미션까지 줬는데,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어. 내 점심에 이렇게 큰 관심 가지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을 줄 몰랐거든. 팀장 입장에선 팀원들 배려하려는 마음이겠지만, 점심 하나 허투루 못 먹는 기분이라 살짝 웃겼다니까.

그날 이후로 점심 시간마다 팀장 눈치 보며 메뉴 고민한 건 비밀. 가끔은 그냥 따로 먹고 싶을 때도 있는 건데, 팀장이 내 점심까지 다 계획하는 날은 가끔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이번 경험 덕분에 새로운 음식도 시도해보고, 팀장과 대화 나누는 재미도 쏠쏠했으니 나쁘지 않았어.

어쨌든 내 점심까지 계획하는 팀장과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갔고, 다음에는 과연 어떤 계획이 기다릴지 살짝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다음에는 내가 역으로 팀장 점심까지 계획해볼까, 아니면 그냥 오늘처럼 조용히 김밥 하나 사서 혼자 먹을까 고민 중이다.

결국 팀장이 내 점심까지 챙겨준 날, 나는 ‘그래, 이렇게 뜬금없이 챙겨주는 것도 가끔은 나쁘지 않구나’ 하면서 피식 웃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심은 내 맘대로 먹을 자유를 조금은 남겨줬으면 좋겠다 싶었지. 어쩌면 그게 진짜 맛있는 밥상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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