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한 차 안 노래방, 웃음 빵빵 터진 사연
가족이랑 차에 같이 타는 날은 대체로 평화롭다고 생각했는데, 그날만큼은 “평화” 대신 “웃음 폭발”이 목적지가 되어버렸어요. 장거리 운전 시작하자마자 아빠가 “우리 차에 노래방 기능 있잖아!” 하시더니, 안 그래도 피곤한 공기를 단숨에 노래방 분위기로 바꿔 놓는 거예요. 엄마는 웃음으로 받아주고, 저는 한 손으로 안전벨트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속으로 ‘설마 그냥 듣기만 하겠어?’라고 생각했죠.
차 안 스피커에 연결된 마이크를 아빠가 먼저 잡더니 볼륨을 딱 적당히 높여버리셨어요. 그런데 적당히가 아니라, 듣는 사람이 “적당히”가 아니라 “전부”를 듣게 되는 수준이었어요. 특히 운전석에서 부르시면 주변이 아니라 하늘까지 울릴 것처럼 크게 가시더라고요. 저는 뒤에서 동생이랑 눈 마주치고 ‘오늘은 탈진 말고 웃음으로 버티자’ 모드로 전환했습니다.
처음엔 다들 따라 부르기라도 하니까 그럭저럭 괜찮았어요. 엄마가 “이 노래는 오래된데도 왜 자꾸 생각나지” 하면서 자연스럽게 후렴을 같이 넣고, 동생은 “아빠 음정이 원래 이런 건가?” 같은 표정을 지으며 박자만 맞추려고 애쓰고요. 저는 ‘가족끼리니까 괜찮지’라는 논리로, 마이크가 돌아오면 그냥 대충 어깨라도 흔들어 주면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죠.
아빠가 갑자기 다음 곡을 틀더니, 제목을 말하는 대신 “자, 지금부터는 다같이 합창이다”라고 선언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곡이 시작되자마자 차 안이 어느새 콘서트장처럼 바뀌었어요. 그런데 합창의 핵심은 가사가 아니라 ‘각자 맡은 단어’를 정하는 거였는데, 그게 너무 즉흥적이어서 더 웃겼어요. 아빠가 “엄마는 ‘사랑’ 담당, 저는 ‘안녕’, 너희는 ‘하하’ 이렇게”라고 뚝딱 정하는데, 동생이 바로 “그럼 저는 하하를 거의 평생 해야 하는 거예요?”라고 묻는 바람에 다 같이 빵 터졌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제 차례가 왔어요. 저는 마이크를 잡는 순간만큼은 진지하게 들어가고 싶었는데,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동생이 제 옆에서 너무 크게 웃어서 마이크가 제 손바닥에 바람처럼 달라붙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저는 당황해서 “하… 하… 하…”를 억지로 이어갔는데, 이상하게도 그 소리가 노래의 후렴과 정확히 겹쳐서 오히려 자연스럽게 들리는 거예요. 그걸 본 엄마가 “봐, 너 지금 성우야”라고 하니까 아빠까지 더 세게 웃고, 결국 차 안 전체가 웃음으로 가득 찼어요.
웃음이 계속되다 보니 운전 집중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아빠는 이상하게도 그 상황에서 더 침착해지더라고요. 대신 운전 중에도 자꾸 멘트를 날리셨어요. “지금은 노래방이라도 안전벨트는 필수다!” 이러면서요. 근데 그 멘트가 너무 ‘아빠답게’ 진지해서 더 웃겼습니다. 특히 엄마가 “안전벨트는 필수인데… 웃음은 선택이야?”라고 장난치니까 동생이 “아니요 엄마, 웃음은 필수예요. 오늘은 고정이에요”라고 받아치면서 또 한번 폭발했죠.
문제의 절정은 휴게소에서 벌어졌어요. 도착하자마자 다들 물 좀 마시고 다시 차로 들어가는데, 아빠가 갑자기 “그럼 마지막은 다같이 한 곡 더. 단, 조건!”이라고 외치는 거예요. 조건이 뭐냐면, 노래를 부를 때마다 상대가 틀린 가사를 하면 그 사람의 담당 단어를 즉석에서 바꿔야 한다는 룰이었어요. 엄마가 “이거 게임이네”라고 말하자 아빠가 “게임 맞다”라고 태연하게 받더니, 결국 그 게임에서 가장 먼저 패배한 건 저였습니다.
제가 단어를 바꾸라는 순간을 놓쳐서 “하하”를 “사랑”처럼 발음하려고 한 거예요. 그 순간 마이크가 제 목소리를 정직하게 전달해 버리니까, 그게 노래의 분위기랑 완전 반대로 들어가더라고요. 근데 이상하게도 가족들은 그걸 “감성”이라고 포장해 주는 바람에, 제가 더 크게 당황해서 더 이상한 소리를 냈고, 결과적으로 아빠가 “자, 이제 너는 오늘부터 ‘사랑’ 담당”이라고 선언해 버렸습니다. 그 말 듣고 엄마가 “너 그럼 후렴에서 심장이 뜨겁다” 이런 말까지 하면서 더 웃어버리니까, 저는 결국 수습을 포기하고 그냥 박자만 맞추며 웃었습니다.
집에 거의 다 도착할 즈음, 차 안은 이미 목이 좀 칼칼할 정도로 웃음이 쌓여 있었어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냥 즐거웠던 게, 노래방이라는 게 결국 “누가 잘 부르나”가 아니라 “누가 같이 웃나”를 보는 방식이라는 걸 그날 처음 느꼈거든요. 내일 아침이면 다들 또 현실로 돌아가겠지만, 오늘 그 순간만큼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소리를 듣고 같은 타이밍에 웃었다는 게 오래 남을 것 같았어요. 마지막으로 아빠가 내리면서 “다음엔 네 차에서도 켜자. 단, 또 틀리면 담당단어 바뀐다!”라고 했는데, 그 말에 제가 대답도 못 하고 그냥 웃기만 했던 게… 오늘의 결말이자 내일의 예고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