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최신글
유머/짤방 유머 추천 0

회사 회식에서 벌어진 이상한 게임과 그 결과

2026-06-12 05:42:00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 회식에서 벌어진 이상한 게임과 그 결과라는 게, 솔직히 말해서 그날까진 “그냥 적당히 웃고 끝나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회식 2차가 시작되자마자, 분위기 담당 과장님이 갑자기 사회자 모드로 변신하더니 “오늘은 다들 참여해야 해요. 안 하면 벌금!”이라고 외친 거예요. 벌금이라고 해서 다들 웃긴데도 한편으론 긴장했죠.

그 과장님이 들고 온 건 종이 한 장이었어요. 거기엔 “오늘의 게임: 감정 줄다리기”라고 적혀 있었고, 설명은 더 이상한 쪽이었어요. 룰은 간단하다면서도 복잡했는데, 결국 팀별로 하나의 상황을 제시하면 각자 순서대로 “그 상황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표정”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상사가 칭찬했을 때 절대 지으면 안 되는 표정” 같은 거죠. 다들 처음엔 그냥 장난으로 받아들였는데, 문제는 표정을 맞추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거예요.

맞추는 역할은 “관찰자”였고, 관찰자는 매 라운드마다 바뀌었습니다. 관찰자가 되면 그 사람은 멘트도 못 하고, 오로지 표정만으로 정답을 판단해야 한다는 설정이었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은 표정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관찰자의 눈치를 보려고 애를 쓰더라고요. 저도 참가했는데, 제 차례엔 “회식 중인데 사장님이 먼저 집에 가자고 할 때”가 떨어졌어요. 저는 당연히 울컥한 표정을 지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무심한 척 했거든요. 그런데 옆자리 대리님이 “오오… 지금 무슨 감정이세요?”라고 하더니 엄청 진지하게 맞추는 거예요.

그때부터 게임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어요. 게임이 끝날 때마다 “벌점”이 생기는데, 벌점은 사람들이 정하는 게 아니라, 랜덤으로 뽑는 상자에서 나왔습니다. 상자 안엔 “다음 라운드에서 본인만 알 수 있는 비밀을 공개해야 함” 같은 게 들어 있었거든요. 다들 어차피 회식이니 즐기자 했는데, 비밀 공개가 문제였어요. 비밀이 뭔지 모르니, 사람들은 점점 더 엉뚱한 걸 진실처럼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영업부 선배는 “나는 사실 엑셀보다 회의록을 더 무서워한다” 같은 말을 했는데, 듣는 사람들은 그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헷갈리더라고요. 또 어떤 사람은 “내가 가장 두려운 건 ‘네 확인하겠습니다’라는 말”이라고 선언했어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옆 팀에서 다들 고개를 끄덕였고, 갑자기 회식장이 상담소처럼 변하더니 분위기가 ‘웃긴데 좀 찔린다’ 쪽으로 기울었죠.

그리고 결정타는 제가 뽑은 카드였어요. 제 차례에 상자에서 나온 문구가 “다음 라운드 감정 연기 중, 상대방이 ‘진짜로’ 놀랄 만한 반응을 넣어보기”였어요. 저는 순간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는데, 사회자 과장님이 바로 “상대방이 놀랄 만한 반응은… ‘진짜로’ 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농담 연기가 아니라, 상대를 실제로 당황시키는 반응을 하라는 느낌이었어요. 저는 그게 왜 벌금 시스템으로 이어지는지 이해를 못 했죠.

다음 상황 카드가 “팀장에게 보고를 했는데, 팀장이 ‘이거 잘 됐네요’라고 말할 때”였는데, 상대는 하필 제가 관찰자였어요. 룰상 저는 표정을 지으면서 동시에 관찰자 판정도 해야 했거든요. 그래서 저는 최대한 ‘감사한 척’ 하면서도, 동시에 너무 과하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썼는데… 제 표정을 본 팀장님이 딱 한 번 눈을 크게 뜨시더니, 그 자리에서 진지하게 “어… 뭐지? 오늘 컨디션 좋은가?”라고 하신 거예요. 다들 웃음이 터졌고, 팀장님은 웃으면서도 “나 사실 놀랐는데?”라는 말투로 농담을 섞더라고요.

그 결과가 뭘로 이어졌냐면, 게임이 ‘감정 줄다리기’에서 ‘관찰 대결’로 바뀌었어요. 사회자 과장님이 “방금 판정 좋았죠? 그러면 다음엔 상벌을 더 크게 갑니다”라고 말하더니, 이번엔 “가장 정답을 맞힌 사람은 내일 커피 사기”가 걸렸습니다. 문제는 정답을 맞힌 사람이 누구냐를 두고 또 표정으로 싸우는 바람에, 사람들은 서로를 계속 ‘관찰’하게 됐어요. 회식이 끝날 때쯤엔 웃음과 동시에 어딘가 피곤한 시선들이 오가더니, 누구는 이미 다음 날 커피를 상상하면서 기뻐하고, 누구는 “난 왜 이걸 했지”를 얼굴로 표현하고 있더라고요.

집에 가는 길에 다들 한마디씩 하면서 정리했어요. 어떤 분은 “표정만으로 사람을 낚는 게임이 제일 무서웠다”고 했고, 저는 “상대가 진짜로 놀랐을 때가 제일 찝찝하다”고 말했죠. 그런데 제일 웃긴 건, 다음 날 아침 커피 사기로 정해진 사람이 실제로 커피를 사러 간 게 아니라… 팀장님이 먼저 출근하자마자 회식 때 그 표정 이야기로 커피를 뿌리듯 돌리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알고 보니 팀장님이 어제 “오늘 컨디션 좋은가?”라고 말한 그 한마디가 그대로 회사 밈이 되어버린 거예요.

결국 그 회식의 이상한 게임 결과는 거창한 건 없었는데, 회사에선 한동안 “그때 그 표정” 이야기만 나왔어요.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도, 누가 커피 들고 오면 다들 표정을 먼저 확인하곤 하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부터는 신입도 “저는 회식 때 감정 연기는 못 해도, 커피는 가져올 수 있어요”라고 말하면서 웃었고요. 이상하게도 그 게임 하나가 우리 회사의 ‘다들 서로 살짝 눈치보는 방식’을 더 친절하게 바꿔놓은 셈이 됐습니다. 결국 표정은 거짓말을 못 하는데, 커피는 늘 진짜였거든요.

이 글 반응 남기기
추천과 비추천은 회원당 1회만 가능하며, 다시 누르면 취소됩니다.
추천 0 · 비추천 0
글 신고 안내
같은 회원은 같은 글이나 댓글을 1회만 신고할 수 있으며, 누적 신고가 5회 이상이면 자동으로 숨김 처리됩니다.
현재 글 신고 0회

댓글

댓글 작성은 로그인 후 가능합니다.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