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차 타고 나갔다가 터진 타이어 때문에 벌어진 사건
친구 차 타고 나갔다가 터진 타이어 때문에 벌어진 사건은 아직도 생각만 하면 손에 힘이 들어가요. 그날은 별일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냥 친구가 “잠깐 바람 좀 쐬자” 하고, 세차도 해놨다면서 반짝이는 차로 저를 태워줬어요. 저는 조수석에 앉아서 음악 틀어달라 마라 하다가, 도로도 평탄하고 날씨도 좋아서 그냥 평화로운 드라이브인 줄 알았습니다.
출발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뒤쪽에서 ‘쿵’ 하고 뭔가가 한 번 크게 들렸어요. 처음엔 차가 과속방지턱을 잘못 넘었나 싶었는데, 친구가 “어? 뭐지” 하더니 미세하게 핸들을 잡는 느낌이 달라지더라고요. 저는 “타이어 펑크?” 같은 말을 입에 올리기도 전에, 차가 살짝 불안하게 옆으로 끌리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진짜 현실 모드로 전환됐습니다.
친구는 급하게 속도를 줄이고, 갓길 쪽으로 차를 몰아가려고 했는데 그게 또 생각보다 잘 안 됐어요. 차가 떨리는데다가 뒤쪽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쉬익—’ 하고 길게 이어지니까, 그냥 소리만 들어도 “이거 큰일”이란 게 몸으로 먼저 오더라고요. 저는 안전벨트 더 꽉 매면서, “야 이거 대박인데”를 친구보다 먼저 속으로 외쳤습니다. 친구는 최대한 차를 세우려고 눈치 보듯 깜빡이를 켰는데, 그 깜빡이 소리까지 겁나 크게 들렸어요.
정차하고 나서 내린 순간, 진짜로 타이어가 한쪽이 푹 주저앉아 있었어요. 친구는 땀부터 닦더니 “진짜 억울하네. 아침에 정상이라고 했는데” 이러는 거예요. 저는 차를 멀쩡하게 관리하는 사람한테도 이런 일이 있구나 하면서, 동시에 내일 아침에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 바로 저라는 사실이 새삼 떠올랐죠. 바닥에 떨어진 타이어 조각 같은 건 잘 안 보였는데, 대신 옆면 쪽이 이상하게 찢어진 느낌이라서 누가 봐도 ‘갑자기’ 터진 케이스 같았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어요. 친구 차에 스페어 타이어가 들어있긴 했는데, 스페어를 꺼내는 순간부터 난관이 시작됐습니다. 잭(지렛대? 그거) 위치가 생각보다 고정이 빡세더라구요. 저는 “이거 그냥 돌리면 되지 않아요?” 하고 어설프게 도전했다가, 손이 미끄러져서 거의 공중제비 할 뻔했어요. 친구는 “야 조용히 해, 너 손가락 다치겠다” 하면서 휙휙 지시하더니, 결국 둘이서 케이블 묶는 것도 아닌데 땀으로 뭉친 팀이 됐습니다.
이 와중에 전화가 두 번 왔어요. 하나는 친구 어머니, 하나는 제 직장 단체방이요. 물론 상황이 상황이라 단체방에는 “지금 도로변에서 사고 처리 중입니다” 정도만 보냈는데, 단체방 특유의 속도감이 있잖아요. “사고요? 괜찮아요?” “근처 어디쯤이에요?” 이런 말이 연속으로 오는데, 저는 스페어를 들고 있으면서도 계속 답장을 치고 있었습니다. 타이어 교체하는 손과 메신저 치는 손이 동시에 움직이니까, 그날은 제가 진짜로 ‘멀티태스킹’이 뭔지 체험했어요.
타이어 교체는 생각보다 시간이 걸렸습니다. 휠을 빼고 끼우고 나서 너트 조이는 것도, 사람들은 “대충이면 되지”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대충 하면 위험하더라고요. 친구는 너트를 하나하나 규칙대로 조이려는 타입이라 더 오래 걸렸고요. 저는 그 옆에서 “형, 그러면 내일은 내가 해야 돼요?” 같은 농담을 던지다가 친구가 “야 너도 나중에 하면 돼”라고 바로 응수하는 바람에, 웃음이 나올 타이밍이 웃기게도 생겼습니다. 긴장하다가도, 둘이 같이 난관을 풀고 있다는 감각이 드니까 조금은 숨이 트이더라고요.
결국 보험 연락하고 견인까지 처리해서 차는 정비소로 갔는데, 여기서 더 웃긴 건 “왜 하필 지금이냐”를 따질 틈도 없이 시간이 다 갔다는 거예요. 보험사가 물어보는 질문이 있는데, 친구가 “아침에 아무 이상 없었어요”라고 말하다가, 그 아침에 차를 만졌던 자기 손을 떠올렸는지 갑자기 말이 줄어들더라고요. 저한테는 “너도 혹시 차에서 뭐 떨어뜨린 거 없어?”라고 묻는데, 저는 “저는 방금 들어온 사람인데요…” 하고 억울해했죠. 결국 결론은 ‘현장에서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지만, 타이어 자체 결함 또는 도로 이물’ 같은 아주 무난한 말로 마무리됐고요.
돌아오는 길은 택시를 타고 각자 집에 가긴 했는데, 그날 밤 저는 문득 생각했어요. 별일 없을 줄 알았던 날이었는데, 타이어 하나로 일정이 다 뒤집히면 사람 마음도 같이 뒤집힌다는 걸요. 그래도 친구랑 같이 있었던 게 다행이었어요. 서로 긴장 풀려고 농담도 하고, 답답한 상황에서 말도 맞춰가며 버티니까, 나중엔 그게 웃기게 기억되더라고요. 제일 속상한 건 사실 차는 수리됐는데도 친구는 계속 “내가 세차까지 했는데…”만 되뇌었다는 거예요. 그 말이 너무 웃겨서, 그 뒤로 저는 “형, 세차는 해도 운은 안 닦이더라”라고 한 마디 던지고 끝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