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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 매너온도 36도로 맞춰줬는데 결국 잠수

2026-06-15 05:41:11 조회 1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중고거래는 늘 긴장감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번에 당근에서 “당연히 잘 되겠지” 싶은 거래를, 제 손으로 망가뜨린 느낌이 들더라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당근 매너온도 36도로 맞춰줬는데 결국 잠수였습니다.

상황은 이랬어요. 제가 원하는 물건이 딱 올라왔고, 시세랑 비교하면 가격도 괜찮아서 바로 연락했죠. 판매자님이 지역도 잘 맞고 사진도 멀쩡해서, “이건 그냥 잘 끝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첫 답장부터 너무 딱딱하지 않게, 그렇다고 대충도 아닌 스타일로 인사하고 거래 방식까지 깔끔히 물어봤어요.

근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판매자님이 답을 잘 해주시긴 했는데, 뭔가 말투가 살짝 감정이 섞여 있는 느낌이랄까요? “네, 오늘 가능해요” 이런 식으로는 답이 왔는데, 중간중간 텀이 길었어요. 그래도 저는 “바쁘신가 보다” 하면서, 매너온도라도 확실히 맞추면 흐름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죠.

제가 매너온도 36도를 만든 과정이 진짜… 약간 최적화 게임 같았어요. 거래 가능 시간, 희망 장소, 현장 도착 예상, 결제 방법, 포장 필요 여부까지 전부 정리해서 보냈거든요. 상대가 질문을 던지기 전에, 제가 먼저 “필요하실 것 같은 것들”을 선제적으로 챙겼습니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이렇게 차분하게 맞춰주면 편하잖아요. 그래서인지 온도가 금방 오르더라고요.

여기까지는 정말 좋았어요. 온도는 36도까지 착착 올라가는데, 저는 그걸 보고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됐습니다. “이 정도면 상대도 마음이 정리됐구나” 싶어서, 마지막으로 제가 한 번 더 확인 메시지를 보냈어요. “내일 오전에 뵙기로 해도 될까요? 혹시 장소는 공지된 그 근처로 맞추면 될까요?” 이런 식으로요. 답장만 오면 끝나는 분위기였죠.

그런데 그 다음이 참… 웃긴데 황당해요. 답장이 오긴 왔습니다. 정확히는 “네 가능해요!” 한 줄이요. 저는 그 한 줄에 모든 걸 걸었죠. “오케이 그럼 제가 오전 몇 시쯤 도착할게요. 준비해놓겠습니다!”라고 바로 이어서 보냈는데, 그 순간부터 신기하게도 소식이 끊기더라고요.

시간이 지나도 연락은 없고, 확인한 것 같은 흔적도 애매하고, 그러다 보니 점점 마음이 식었습니다. 저는 혹시 다른 거래가 생겼나 싶어서, 너무 몰아붙이지 않게 한 번만 더 메시지를 보냈어요. “시간 괜찮으실까요? 혹시 사정 있으시면 편하게 말씀 주세요.” 이 정도면 매너도 충분하고, 상대 부담도 없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리고 그제야 뭔가 직감이 왔어요. 판매자 프로필을 다시 들어가 보니, 활동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제 채팅방은 그대로더라고요. 매너온도 36도에서 출발한 제 마음이, 서서히 “아… 지금쯤 내 물건은 없어진 거겠지”라는 결론으로 기울더라고요. 결국 거래는 안 됐고, 잠수로 마무리됐습니다. 제가 뭘 잘못했나 싶어서 온도 올릴 때마다 했던 질문들을 되짚어보게 되더라고요.

솔직히 말하면, 매너온도 36도까지 맞춰주면 적어도 “일정 조율”은 되잖아요. 그런데 그 온도는 그냥 숫자였던 걸까요. 그래서 저는 이제부터 매너온도에 너무 의미 부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상대가 진짜로 거래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 메시지 속도와 톤으로 판단해야지 “온도 숫자”로 착각하면 안 되더라고요.

그래도 이상하게 이 얘기를 하면 다들 한 번은 웃더라고요. “온도 36도는 여름 최고치인데, 상대는 냉동창고 들어간 거지” 이런 식으로요. 저도 그 말 듣고 빵 터졌습니다. 결국 저는 온도계는 잘 맞췄는데, 사람 마음은 맞추지 못한 거죠. 다음엔 36도 말고, 상대가 답장하는 온도를 기준으로 거래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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