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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야근 각 잡혔는데 팀장이 갑자기 퇴근함

2026-06-16 00:41:11 조회 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제목: 회사에서 야근 각 잡혔는데 팀장이 갑자기 퇴근함. 진짜 이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라, 그날 이후로 우리 팀은 “야근 각”이라는 표현을 거의 종교처럼 믿게 됐어요.

그날은 월요일부터 일정이 꼬여서, 회의실에서 “오늘은 정리만 하고 내일 가자” 같은 말을 했는데… 그 정리라는 게 시간이 지나면 그냥 야근으로 승격되는 마법이 있더라고요. 저는 태스크 보드 보면서 마음속으로 이미 “집 가는 건 내일”이라고 확정한 상태였고, 커피도 두 잔째부터는 생존용이 됐습니다.

오후 다섯 시 반쯤, 팀장이 갑자기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자, 마지막으로 이거만 맞추고 끝내자”라고 하셨어요. 다들 눈이 번쩍였죠. ‘아, 오늘 일찍 끝나나?’ 싶은 그 찰나, 팀장은 노트북을 열더니 또 다른 엑셀 파일을 불러오면서 “이거 마감이 내일이 아니라 오늘인데, 우리가 늦으면 안 되잖아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졌어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동으로 야근 모드가 켜지고, 키보드 소리만 남았죠. 저는 자료 정리하다가 시간 확인했는데, 6시 10분이더라고요. “아직 많이 남았네”가 아니라, “이미 많이 늦었네”가 맞는 시간이었어요. 다들 점점 말수가 줄고, 서로 눈치만 보고… 팀 단톡방도 조용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 시작이 나옵니다. 7시쯤, 팀장이 갑자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더라고요. 저는 “설마 갑자기 개인 일정 잡히신 건가?” 싶었는데, 그 다음 말이 가관이었어요. 팀장이 하는 말이 “나… 오늘 좀 일찍 가야 할 것 같아서요. 다들 화이팅!”

‘다들 화이팅’ 이 한마디가 우리 팀에겐 폭탄처럼 떨어졌습니다. 팀장이 갑자기 퇴근한다는 건 알고 보면 당연한데, 그 타이밍이… 진짜 마감 한복판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느낌이랄까요. 다들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 분이 조용히 “팀장님, 지금 열어주신 파일… 저희가 마감까지 해야 하는 거죠?”라고 묻는 순간, 팀장은 이미 코트까지 걸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팀장이 짧게 “네, 제가 잠깐 확인하고 올게요”라고 하더니… 그 ‘잠깐’이 무려 퇴근까지였습니다. 뭐랄까, 잠깐 확인하다가 돌아오셔야 할 것 같은데, 진짜로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우리는 마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갑자기 사라지고, 그 다음 화부터는 조연들이 사건 수습하는 느낌이 됐습니다. 저는 파일을 닫았다 열었다 하면서도, 머릿속엔 계속 “팀장님, 혹시… 출근을 안 하셨나요?”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 밤 9시가 넘어서까지 저희가 붙잡은 건, 팀장이 “마지막으로 이거만”이라고 말하던 그 엑셀과 관련 문서들이었어요. 다들 처음엔 정리하듯 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진짜 ‘완성’에 가까워지더라고요. 신기하게도요. 원래 야근은 하기 싫어서 생기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계속하다 보면 묘하게 속이 시원해져요. ‘아, 이걸 끝내야 내일이 편하구나’가 아니라, ‘이대로 가면 내일도 우리가 또 할 것 같은데…’라는 현실 계산이 들어가거든요.

마지막으로 10시 40분쯤, 드디어 메일 전송까지 끝냈는데 팀장에게서 한 줄이 도착했어요. “고생했어요. 제가 보고 잘 마무리되게 할게요.” 저는 그 문장을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보고를 하실 거면… 지금쯤 저희가 웃고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요. 그래도 다들 답장 대신 한 번씩만 “네!”를 치고 각자 자리로 돌아갔죠. 그리고 팀 단톡방에 누가 올린 말이 있었는데, 내용이 “오늘 야근 각 잡힌 게 아니라, 팀장이 우리를 각잡이로 만든 거다”였어요.

그날 이후로 우리 팀은 야근이 시작될 때마다 서로 먼저 확인합니다. “팀장님 오늘 진짜 퇴근하시나요?” “파일 다 닫혔나요?” “혹시 ‘마지막’이라는 단어 금지어 아닌가요?” 진짜 웃기지만, 그런 농담이 쌓이면 결국 버티게 되더라고요. 회사 일이란 게 다 똑같이 돌아가도, 어떤 날은 그래도 기억으로 남잖아요. 저는 지금도 야근 각 잡히면 괜히 먼저 확인해요. 팀장이 사라질지, 우리가 남을지… 그리고 그 사이에 제가 아직도 야근을 “각”으로만 승격시키는 사람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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