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에 리뷰 남겼는데 사장님이 전화 옴
배달앱에 리뷰 남겼는데 사장님이 전화 옴. 근데 이게 “리뷰 고맙습니다” 같은 훈훈한 전화가 아니라, 마치 내가 주문한 게 아니라 내가 사장님 마음을 건드린 것처럼 흘러가서 아직도 생각하면 웃음이 나요.
사건은 진짜 별거 아닌 날이었습니다. 평소에 자주 시켜 먹는 가게가 있는데, 이번엔 배달이 좀 늦었거든요. 저는 한참 기다린 상태라 솔직히 마음이 약간 식어 있었고요. 그래도 음식은 따뜻해서 “맛은 있는데 배달만 아쉬웠다” 이런 뉘앙스로 리뷰를 남겼습니다.
리뷰 내용은 대충 이런 느낌이었어요. “맛있고 포장도 괜찮은데 배달이 조금만 빨랐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욕은 절대 없었고, 점수도 최하로 깎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그냥 별점이랑 한 줄 코멘트 정도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그날 밤에 전화가 딱 오더라고요.
전화 화면에 가게 번호가 떠서 받았는데, 목소리가 되게 조심조심하신 거예요. “안녕하세요, 혹시 리뷰 보셨죠?” 하고 시작하더니, 바로 이어서 “방금 말씀하신 부분이 저희가 준비하는 방식이랑 조금 달라서요.” 그러는 거예요. 저는 순간 뜨끔했죠. 내가 뭘 잘못 썼나 싶기도 하고요.
사장님 말이 길어지더니, 그날 배달이 늦어진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주시는 겁니다. 주문이 몰린 날이었고, 오토바이가 잠깐 사고 때문에 우회했다는 둥, 라이더가 바뀌면서 동선이 꼬였다는 둥… 저는 듣는 내내 “아, 나는 그냥 아쉬웠다 정도로 쓴 건데…” 싶었어요.
근데 여기서 더 웃긴 포인트가 나왔습니다. 사장님이 “혹시 리뷰에 ‘조금만 빨랐으면’이라고 하신 부분이… 마음 상하신 건가요?”라고 물어보는 거예요. 저는 아니라고 하려다가, 갑자기 머릿속에서 제 문장이 다시 재생됐어요. 그 한 줄이 제 감정까지 전달해 버린 느낌. 그래서 저는 “아니요, 음식은 맛있어서 괜찮아요! 너무 나쁘게 쓰려던 건 아니었어요” 라고 진짜 친절하게 답했습니다.
그러자 사장님이 “그럼 다행이네요. 근데 저희도 리뷰를 보면 어디가 문제인지 더 정확히 알 수 있어서요.” 하면서, 오히려 제 리뷰를 개선 회의 자료처럼 쓰시는 분위기였어요. 솔직히 저는 “별점 테러 당했나?” 이런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은 전혀 그런 게 아니라 되게 책임감 있는 톤으로 이야기하셔서 당황스러우면서도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장님이 한 마디 하시는데, 그게 진짜 웃겼어요. “다음에 시키시면 제가 한 가지는 더 챙겨드릴게요. 혹시 배달이 늦어질 것 같으면 제가 먼저 연락드릴게요.” 뭐예요. 제가 사장님한테 배달 앱 운영권을 넘긴 것도 아니고, 그냥 한 줄 남긴 건데. 그 한 줄이 갑자기 정책 제안으로 승격된 기분이었어요.
저도 미안해서 “마음만 받겠습니다. 다음엔 그냥 더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죠. 통화가 끝나고 나서 앱 들어가 보니까, 제 리뷰에 사장님 답글이 달려 있었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 더 빠른 준비로 보답하겠습니다.” 이렇게. 근데 그게 또 너무 진심이라, 저는 혼자 “내가 방금 감정표현 좀 했는데, 상대가 진짜로 행정처리 하는 타입이었네” 싶어서 빵 터졌습니다.
그 뒤로 가게 주문은 여전히 했고요. 배달이 갑자기 빨라진 건 체감상 사실이었어요. 그리고 저는 리뷰도 조금 더 조심스럽게 쓰게 됐습니다. 배달앱 리뷰가 생각보다 멀리 갑니다. 어떤 날은 레스토랑의 개선 회의로, 어떤 날은 사장님의 전화로. 아무튼 결론은 하나예요. 다음엔 저도 한 줄만 남기지 말고… 혹시 또 전화 오면 제가 당황하지 않게, 문장에 이모티콘도 넣어둘까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