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내 보고서에 다른 회사 로고 들어있음
회사에서 내 보고서에 다른 회사 로고 들어있음. 진짜 이게 무슨 운명 장난인지, 첫 화면 띄우자마자 심장이 철렁하더라구요.
상황은 간단했어요. 저는 이번 분기 매출 분석이랑 개선안 정리해서 PPT로 쫙 만들고, 팀장님께 “이대로 공유해도 될까요?” 하고 확인만 받으면 끝이었거든요. 자료는 다 제 손으로 정리했고, 그래프도 직접 캡처해서 붙여 넣었고, 표도 깔끔하게 맞춰놨는데요.
그런데 제출 직전, 사소한 걸 확인하려고 슬라이드 1장만 확대해서 보다가 멈췄습니다. 상단 제목 영역에 다른 회사 로고가 딱 박혀 있었어요. 그것도 제가 알던 회사 로고랑 색도 비슷하게 맞춰진 느낌이라 더 소름이… “내가 이거 넣었나?” 싶은데, 저는 그런 적이 없거든요.
처음엔 ‘아 이거 템플릿이 원래 저렇게 들어가 있나’ 싶어서, PPT 템플릿 설정부터 다시 봤어요. 슬라이드 마스터 들어가서 찾아도 로고 파일 경로가 보이지 않는 겁니다. 그냥 화면 위에 떠 있는 스티커처럼 존재하는 느낌. 마스터에는 없고, 제가 편집한 슬라이드에만 유독 튀어나와 있는 그 기묘한 배치가 오히려 범인을 더 찾기 어렵게 만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편집 기록을 뒤졌습니다. “삽입” “그림” “개체” 같은 단어로 검색해보는데, 이상하게도 로고가 들어간 시점이 딱 안 잡혀요. 분명히 어제 밤에 파일 저장했는데, 그때는 분명 멀쩡했을 것 같고…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이미 들어가 있잖아요. 그럼 누가 넣었냐는 문제인데, 그 순간 제 머릿속에 떠오른 건 하나뿐이었습니다. 이거… 제가 아니면 누구죠?
팀장님께 공유하기 전, 저는 급하게 캡처해서 확인하고 바로 삭제하려고 했어요. 근데 로고를 클릭하려는 순간, 그 로고가 딱 “제 것”처럼 손쉽게 선택이 안 되는 겁니다. 그룹으로 묶여 있는 것도 아니고, 투명도도 이상하고, 삭제 버튼 누르면 되레 그림 일부가 같이 사라져요. 한 장만 망치면 다시 다 만들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저는 일단 조심스럽게 로고만 가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충 도형으로 덮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서 흰색 사각형을 그려보는데, 회사 문서 스타일이랑 어긋나서 티가 너무 났어요. 그래서 결국 “제목 영역” 디자인을 통째로 다시 잡고, 로고 자리에 텍스트 정렬을 맞추는 작업을 했습니다. 한 30분은 날린 것 같아요. 문제는 그 와중에 그래프 색이 또 조금 바뀌고, 글자 굵기가 한 칸만 다르게 보여서… 저는 제 자신에게도 “진짜 너, 어제는 멀쩡했지?” 하고 따지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겨우 수정해서 팀장님께 파일을 보냈고, 팀장님은 “좋아요. 바로 진행할게요”라고 답을 주셨어요. 그런데 그 답장 받고도 마음이 안 놓이더라구요. 혹시나 누가 먼저 봤다가 “저거 다른 회사 거 아냐?”라고 농담 섞인 피드백을 할까 봐요. 팀 분위기상 진짜 그럴 수도 있거든요. 결국 저는 그날 하루 내내 “혹시 이미 늦었나”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회의에서 딱 한 마디 나왔습니다. 팀장님이 웃으시면서 “어제 보고서 잘 봤는데, 맨 위 로고 잠깐 다른 데서 가져온 거 같은 느낌 있더라?”라고 하시는 거예요. 저는 순간 얼굴이 굳었죠. 그런데 팀장님이 이어서 “근데 그거 너무 티 나게 넣은 게 아니라서, 오히려 ‘우리도 다른 회사처럼 빨리 성장하자’ 이런 컨셉인가 싶었다”라며 넘기셨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지옥에서 천국으로 순간 이동한 느낌이었어요.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제가 로고를 넣은 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제 보고서는 다른 회사 로고를 품는 순간부터 ‘확인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우게 해주더라구요. 그 뒤로 템플릿 공유할 때는 무조건 슬라이드 마스터까지 싹 훑고, 저장 전에 미리보기 한 번 더 돌리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지금도 가끔 PPT 열면 “혹시 또 뭔가 숨어 있나?” 하고 한 장부터 확인하는데요, 다행히 그날 이후로는 로고가 저를 배신하진 않습니다. 대신 제 마음은… 아직도 로고를 보면 잠깐 멈칫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