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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네고 안 해요’ 해놨더니 더 깎아달래

2026-06-24 00:41:10 조회 4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당근에서 “네고 안 해요”라고 딱 써놨는데, 그 문구를 본 사람들 반응이 참 다양하더라구요. 저는 솔직히 판매글에 적힌 대로 가격 고정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문구가 도전장처럼 읽히는지 계속 더 깎아달라는 메시지가 왔어요.

처음엔 진짜로 대놓고 “네고 안 해요”라고 적은 제가 잘한 건가 싶었죠. 물건은 상태 괜찮은 중고 노트북이고, 시세보다 큰 폭으로 싸게 올린 편이거든요. 그래서 “정가 그대로, 교환/네고 문의는 답 안 해요”까지는 아니어도, “네고 안 해요” 정도면 충분히 이해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첫 연락이 오자마자 바로 흔들렸습니다. 구매 의사 있는 척하면서 “확인해보니 상태 좋아 보이는데요, 혹시 5천원만 깎아주실 수 있을까요?”라고 오더라고요. 저는 순간 ‘아, 네고 안 해요’를 ‘네, 오고 안 해요’로 읽었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래서 정중하게 답했죠. “글에 네고 안 해요라고 적어놨어요. 가격 그대로 진행 가능합니다!” 그러자 다음 메시지가 이어졌어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결제 바로 할게요. 혹시 택배비 때문에 2천원만…” 이쯤 되면 택배비가 제 의사와 무슨 상관인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되더라고요.

그 다음부터는 패턴이 생겼어요. 어떤 분은 아예 계산기를 들이대면서 “동일 모델이 다른 데 3만원 더 싸게 올라와 있더라구요. 그럼 3만원 빼면…” 이러는 거예요. 저는 가격을 시세대비 적당히 맞춰 올려둔 거라서, 다른 글이 싸게 올라왔다면 그 판매자가 알아서 정할 문제 아닐까요 싶었죠. 그런데도 제 화면에서는 계속 “깎이겠지?” 하는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특히 웃긴 건, “네고 안 해요”를 읽고 나서 더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어떤 분은 “네고 안 하신다 하셨는데요, 제가 딱 맞춰드리려고요. 혹시… 딱 1만원만요. 안 되면 말고요!”라고 보내더라구요. ‘안 되면 말고요’는 보통 상대가 이미 안 된다고 답했을 때 나오는데, 아직 답도 안 했는데 왜 이미 안 되는 상황을 전제로 말하는지 궁금했습니다.

저는 결국 답변 템플릿을 만들어서 복붙하기 시작했어요. “가격 고정입니다. 문의 주신 네고는 어렵습니다. 구매 원하시면 바로 예약 가능합니다.” 이렇게요. 그랬더니 어떤 분은 답장이 오더라구요. “알겠어요. 그럼 제가 괜찮은지 확인해보고 결제할게요. 근데 혹시… 확인만 하시고도 더 깎아주세요.” 이건 확인이 아니라 재협상 아닌가요?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또 싸우고 싶진 않아서 그냥 “가격 고정이라 어렵습니다” 하고 마무리했죠.

그러다 놀랍게도 진짜로 깎지 않고 사겠다는 분이 나타났습니다. 글을 읽고 딱 “네고 안 하신다 하셔서 이해했어요. 가격 그대로 구매할게요. 언제 배송 가능하세요?” 이 한 줄에 제가 오히려 마음이 풀리더라고요. 그동안의 메시지들이 다 저를 시험한 것 같았는데, 결국 제일 깔끔한 사람은 문장 그대로 이해한 사람이었나 봐요.

물건도 잘 팔렸고, 저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네고 안 해요라고 적혀 있어요. 그 문장도 읽어주세요.” 라고 쓰면 너무 뾰족해 보일까 싶어서 그냥 “빠른 거래 감사합니다”로 마무리했어요. 그래도 가끔 생각나요. 당근에서 ‘네고 안 해요’를 써놓으면, 어떤 사람들은 그걸 “네고는 안 해요(단, 더 깎을 수는 있어요)”로 읽는다는 걸요. 다음에 또 글을 쓰게 되면, 아예 가격은 고정, 네고는 제발 상상으로만이라고 써야 하나… 이런 농담이 괜히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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