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주문한 시간이 이미 ‘조리 완료’로 뜸
배달 주문한 시간이 이미 ‘조리 완료’로 뜸. 처음엔 “오, 오늘은 빨리 오나?” 싶었는데, 그게 시작이었어요. 앱에선 당당하게 조리 완료 표시가 떴고, 저는 이미 집에서 메인 캐릭터처럼 대기 모드에 들어갔죠. 근데 정작 음식은 오질 않았습니다. 배달이 늦는 건 흔하잖아요, 그런데 이건 늦는 게 아니라… 조리가 끝났는데도 시간이 계속 도망가더라고요.
주문 내역을 보니까 제 주문 시간이랑 조리 완료 시간이 거의 붙어있는데, 말이 됩니까? 제가 “네, 감사합니다” 누른 지 몇 분도 안 됐는데 조리가 끝났다는 거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배달 시작 버튼이 늦게 눌린 줄 알았어요. 혹시 사장님이 남들보다 빠르게 손을 놀리는 천재셰프인가? 하고 기대했는데, 그 기대가 10분 만에 ‘어… 나만 속았나?’로 바뀌더라고요.
앱에서는 현재 상태가 계속 조리 완료로 고정돼 있었고, “배달 시작까지 평균 12분” 같은 문구만 깜빡깜빡. 평균이 뭔지 알겠는데, 지금은 그냥 평균을 뛰어넘어서 이미 끝난 상태 아닌가요? 저는 새로고침을 몇 번을 했는지 몰라요. 어차피 새로고침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손가락이 계속 움직이더라구요. 그때부터 제 뇌는 ‘이 음식은 어디에 있지?’라는 공포 영화를 재생합니다.
그래서 배달 기사님 호출도 해봤어요. 보통은 연락하면 “지금 출발 중입니다” 같은 말이 돌아오는데, 이번엔 “가게에 잠깐 들렀습니다”라는 답이 왔어요. 들렀다고요? 들렀다는 건 아직 가게 근처에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가게 앱은 이미 조리 완료. 저는 그 순간 확신했죠. 이 조리는… 진짜 조리가 아니라 어떤 다른 조리일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마감 조리”, “시스템 조리”, “감사 조리” 이런 거요.
그 뒤로 시간이 지나도 상태는 변하지 않는데, 이상하게 알림만 계속 오더라고요. “배달이 곧 시작됩니다.” “곧 출발합니다.” “조리가 완료되었습니다.” 같은 말들이 반복해서 뜨는데, 이미 조리 완료가 뜬 지 한참이었어요. 반복되는 알림을 보면서 저는 점점 배달 앱이 저를 설득하려는 마케팅 문구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의 정의가 대체 몇 시의 곧이냐… 이게 제 첫 고민이자 두 번째 고민이었어요.
결국 30분쯤 지나서야 배달 시작으로 바뀌었어요. 근데 그 순간, 저는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왔습니다. 조리가 끝났으면 배달 시작은 바로 돼야 정상 아니에요? 그 30분 동안 뭐가 있었냐고요. 기사님이 오시기 전까지 가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앱만 먼저 “조리 완료”로 승급시켜 놓고 실제론 아직이었던 건지… 둘 다 납득이 잘 안 됐습니다.
배달은 도착했는데, 그때는 또 웃긴 게 나옵니다. 음식은 무사히 도착했지만, 제가 뜨끔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어요. 포장 상태나 음식 온도는 괜찮았거든요. 그러면 결론은 뭐냐. “앱만 멈췄던 건지, 아니면 주문 처리 흐름이 꼬였던 건지.” 저는 그제서야 ‘조리 완료’라는 단어가 꼭 물리적인 조리만 의미하는 게 아닐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죠. 앱은 앱이고, 현실은 현실이더라고요.
그래서 그날 이후로 저는 배달 주문할 때 ‘조리 완료’ 문구를 봐도 마음이 덜컥 내려앉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가게가 조리 완료를 눌렀을 수도 있고, 시스템이 먼저 장난을 쳤을 수도 있고, 아니면… 누군가 조리 완료를 “완료”로 착각하고 버튼을 연속으로 누른 걸 수도 있다는 거죠. 물론 제가 상상한 결론 중 가장 유력한 건 “앱 처리 오류”였지만요.
결국 제 식사는 잘 먹었고, 배달도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앱을 볼 때마다 그 문장이 자동으로 떠올라요. “조리 완료”는 완료가 아니라 예고편이었을 뿐… 그리고 그 예고편이 너무 길면, 그건 그냥 드라마 한 편을 보는 거더라구요. 다음에 또 ‘조리 완료’가 먼저 뜨면, 저는 이제 대기하면서도 마음속으로 생각할 겁니다. ‘좋아, 오늘은 조리 완료가 아니라… 조리 완료를 기다리는 조리다.’ 그러면 덜 답답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