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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매물 문의했더니 가격이 계속 바뀜

2026-07-11 20:41:11 조회 32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당근에서 매물 문의했더니 가격이 계속 바뀜. 진짜 이게 무슨 실시간 주식 앱도 아니고, 채팅창이랑 가격표가 동기화되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는 그냥 “어느 정도 생각하세요?” 한마디 던진 건데, 그 뒤로 상대방 말투가 조금씩 바뀌더니 숫자도 계속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심플했어요. 제가 원하는 건 중고 노트북이랑 케이스 세트였고, 매물 글에 적힌 가격이 35만 원이었거든요. 그래서 “안녕하세요, 혹시 상태 괜찮나요? 그리고 거래는 직거래 가능하실까요?” 이렇게 물었는데, 답장이 바로 오더니 “네 상태는 괜찮고요. 30만까지는 가능해요” 이러는 거예요.

저는 속으로 “오 오케이, 기분 좋다” 하고 더 구체적으로 물었죠. “그럼 배터리 성능이나 사용 기간은 어느 정도세요? 직거래면 어디까지 오실 수 있어요?” 라고 했더니, 이번엔 답장이 조금 늦게 오더니 “오늘 급하게 정리하려고 했는데, 가격을 다시 보니까 32로 올렸어요” 하더라고요. 아까는 30이었는데요. 제가 답을 보낸 시간 차이만큼 숫자가 출렁출렁 흔들리는 느낌이었어요.

솔직히 여기서도 저는 “아, 혹시 판매자님이 다른 사람 문의가 많으신가 보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직 다른 분이랑 얘기 중이신가요? 저는 바로 가져갈 수 있어요”라고 했더니, 그 다음 말이 더 웃겼습니다. “네 문의는 계속 와요. 근데 지금은 33 생각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래도 네고는 해드릴게요.” 이쯤 되니까 ‘네고’가 아니라 ‘가격 상승률’이 네고의 형태로 바뀐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진짜 이상한 건, 가격이 바뀔 때마다 이유가 꼭 붙더라고요. 한 번은 “택배비 계산 다시 해봤어요.” 또 한 번은 “구성품이 생각보다 괜찮아서요.” 또 한 번은 “오늘 새로 비교해봤더니 시세가 좀 올랐더라구요.” 저도 중고 거래하다 보면 시세가 움직이는 거 이해는 하는데, 이건 너무… 제가 말을 꺼낼 때마다 이유가 생성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아예 정공법으로 갔습니다. “그럼 판매자님, 결론적으로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최종 가격이 얼마예요? 제가 바로 입금/직거래 가능합니다.” 이렇게 보냈더니, 잠깐 침묵 후에 오더라고요. “최종은 36이에요. 대신 상태 확인하고 마음에 들면 1~2만은 빼드릴게요.” 제가 확인한 건 아니고요, ‘마음에 들면’이 붙으니까 더 불안해지더라고요. 이건 거래 조건이 아니라 운세였어요.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제가 “네 그러면 제가 가기 전 체크리스트 부탁드려도 될까요? 예를 들면 키보드 먹통 여부, 충전기 포함 여부, 외관 스크래치 정도요.”라고 하니까 답장이 또 바뀌어요. “충전기가 이제 추가로 들어가는 걸로 정리됐어요. 그래서 38로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저는 순간 잘못 봤나 싶어서 다시 확인했어요. 방금 전엔 36인데, 제가 체크리스트를 요청하자마자 충전기가 ‘추가로 들어가는 걸로 정리’가 된 겁니다. 제가 충전기를 주문한 적도 없고요. 제가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말이죠.

결국 저는 거래를 포기하지도, 그렇다고 계속 끌려가기도 애매해서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었어요. “판매자님, 지금 가격은 제가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계속 바뀌는데요. 오늘 저와 거래하실 마음이 있으실까요? 아니면 다른 분이랑 결정하셨으면 그게 제일 편하네요.” 이 말 보내고 나서 답장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돌아온 말은… “죄송해요. 오늘은 거래가 어려울 것 같아요. 가격은 상황 봐서 변동이 생겨서요.”

그때 깨달았죠. 이건 제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판매자가 ‘가격을 맞추는’ 게 아니라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가격을 테스트’하는 게임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저는 그냥 중고 거래를 하려던 사람이고, 상대방은 뭔가 실시간 밸류에이션을 돌리는 중이었달까요. 솔직히 허탈한데, 이상하게도 글을 닫는 순간 웃음이 나왔어요. 당근에서 가격이 계속 바뀌는 게 신기해서, 다음날 보니까 그 매물도 또 다른 제목으로 바뀌어 있더라구요. “급처”였는데, 급처치고는 가격이 급상승하더라고요. 그래도 덕분에 저는 배웠습니다. 문의를 하기 전에 제 마음부터 “최종가”로 고정해두는 게 좋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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