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시키면 항상 반찬이 한 가지씩 더 옴
배달 시키면 항상 반찬이 한 가지씩 더 옴. 이거 진짜 이상할 정도로 반복돼서, 어느 날부터는 “이번엔 뭘 더 얹어주나”를 기대하는 버릇까지 생겼다. 처음엔 그냥 서비스겠지 했는데, 문제는 그게 매번 ‘반찬 한 가지’라는 점이다. 두 번은 우연으로 넘어가도, 세 번부터는 내가 뭔가에 선택받은 건가 싶더라.
처음엔 찌개 시켰는데 반찬이 원래 세트로 오던 구성이 있잖아. 그런데 거기에 김치 한 접시가 더 있는 거다. 배달 어플엔 항상 똑같이 표시되어 있고, 별도 옵션은 없는데도 김치만 딱 추가로 더 오니까 좀 당황했지. 그래서 “혹시 잘못 오신 건가요?” 연락할까 하다가, 이미 먹기 시작해버려서 참았다. 결과적으로 맛있었고, ‘아 이 집 센스 좋다’ 하고 넘어감.
두 번째는 볶음밥 시켰는데, 기본으로 달걀후라이랑 단무지, 그리고 볶은 채소 정도 오던데 거기다 미니 오이무침이 한 통 더 붙어왔다. 이쯤 되면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계산서나 메뉴에는 미니 오이무침이 없는데, 포장 뜯는 순간 “어? 왜 여기 있지?” 하는 그 느낌. 그리고 그 추가 반찬은 늘 양이 애매하게 많지 않아서, 오히려 “한 가지”라는 느낌만 정확히 준다.
세 번째엔 치킨 시켰다. 이건 거의 정해진 구성으로 오는 편인데, 어느 날부터는 순살이랑 양념 소스 말고도 뭔가 또 하나가 튀어나오는 거다. 나는 그걸 ‘추가 반찬의 신호’라고 부르기 시작했어. 냄새 맡자마자 와, 오늘은 뭘 더 줬지? 같은 걸 직감으로 맞추려 하거든. 그날은 닭무 대신에 땅콩조림 같은 게 작은 컵으로 하나 더 있었다. 이쯤 되면 내가 주문한 음식이 아니라 반찬을 주문한 건가 싶다.
네 번째는 국밥이었는데, 기본으로 깍두기랑 양파절임이 오고, 거기에 뭐 하나 더 얹어주는 방식. 근데 이번엔 어묵볶음이더라. 솔직히 어묵볶음은 흔하지만, 배달 반찬에 어묵볶음이 들어가면 왠지 손님을 제대로 봐주는 느낌이 있잖아. 나는 그날 자꾸 젓가락을 그 추가 반찬에 먼저 갔다. 본 메뉴보다 먼저 집어먹는다는 건 좀 그래도, 그 추가 반찬이 늘 내 취향을 건드려버리니까 어쩔 수 없었다.
다섯 번째는 면 종류 시켰는데, 여기서부터는 내가 집착인지 확인하게 됐다. “혹시 내가 배달 메모에 뭔가를 썼나?” 싶어서 주문 내역을 다시 봤거든. 메모는 없었고, 요청 사항도 없고, 할인 쿠폰도 다 정상. 그런데도 추가 반찬이 나왔다. 이번엔 김가루 무침 같은 걸로 보이는데, 접시에 딱 적당히 담겨서 “한 가지 더”를 정확하게 유지하더라. 항상 똑같이 한 가지가 추가로 등장하니까, 이제는 반찬이 아니라 규칙을 받는 기분이야.
그러다 어느 날, 배달 기사님이 문 앞에 놓고 가시기 전에 잠깐 대화를 하게 됐어. “항상 반찬이 하나 더 오던데, 원래 이벤트인가요?”라고 물어봤더니, 기사님이 웃으면서 “저희는 그냥 포장하다 보면 그렇게 나오더라구요. 아마 요리하시는 쪽에서 챙겨주시는 것 같아요” 하시더라. 그 말 듣고 나니까 더 신기했다. 이벤트도 아니고, 시스템 오류도 아니고, 그냥 누군가가 ‘한 가지 더’를 습관처럼 챙긴다는 거잖아. 나는 그제야 “내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접었다.
그리고 진짜 이상한 건, 내가 그 집을 몇 번 더 시켜도 추가 반찬의 종류가 매번 다르다는 점이야. 김치였다가 미니 오이무침이었다가 땅콩조림이었다가 어묵볶음이었다가, 심지어 국밥엔 곁들임처럼 또 다른 게 붙어오고. 그래서 내가 이제는 주문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오늘은 뭐가 더 올까?”를 계산한다. 솔직히 배달비는 올랐는데도, 그 추가 반찬 하나 때문에 기분이 좀 덜 상한다. 한 가지 더가 생각보다 엄청 크게 느껴지거든.
마무리는 좀 웃기게 해야겠다. 어느 날은 진짜로 추가 반찬이 없을 때가 있나 시험해보고 싶어서, 메뉴를 완전 똑같이 다시 시켰는데도 또 한 가지가 더 와. 그날은 내가 너무 확신해서 “이번엔 안 오면 내가 후기 쓴다” 같은 농담을 하며 뜯었는데, 또 등장하더라. 그 추가 반찬을 보고 나니까 이제는 내가 주문하는 게 아니라, 그 집의 포장 담당자님이 내 하루를 모니터링하는 것 같더라. 마지막으로 한 마디만 할게. 배달 시키면 항상 반찬이 한 가지씩 더 옴. 이건 진짜로 ‘맛’보다도 ‘기분’이 더 쌓이는 구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