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이 자꾸 주소를 엉뚱한 곳으로 저장함
배달앱이 자꾸 주소를 엉뚱한 곳으로 저장함. 이게 진짜 사람 멘탈을 점점 “자동완성” 쪽으로 끌고 가는 느낌이더라. 처음엔 내가 뭘 잘못 눌렀나 싶어서 넘어갔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주문하는 순간부터 앱이 내 집을 찾아 헤매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 집을 찾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함.
상황은 이랬어. 평소처럼 주문하려고 주소 입력 화면 들어갔는데, 분명히 내 집은 “○○동 12-3, 101호”로 저장돼 있어야 하거든? 그런데 배달 시작하고 나면 가게에서 전화가 오는데, “고객님 여기 12-3 맞는데요, 근처에 계신 건 다른 건물인데요?”라고 물어보는 거야. 나도 당연히 “아니요 제가 사는 건 101호고요, 여기 맞아요” 했는데 상대는 계속 지도 캡처를 들이밀며 헷갈려함.
그래서 확인해봤지. 앱에서 내 주소를 눌러보면 분명히 동네명까지는 맞는데, 건물 번호가 가끔씩 바뀌어 있더라. 예를 들면 내가 12-3이라고 저장해놨는데 다음 주문에서는 12-13으로 바뀌어 있는 식. 처음엔 오타겠지, 하고 내가 다시 수정해서 저장했는데, 저장 누르고 “기본 주소로 설정”까지 했는데도 다음 날 또 틀려. 이게 주소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생물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음.
더 웃긴 건, 배달이 늦어지는 것도 늦어지는 건데 기사님이 너무 친절하게 “고객님 여기 맞나요?”를 연달아 보내온다는 거야. 나는 분명히 정확히 적어놨고, 심지어 문앞 안내문까지 써놨어. “우편함 옆 파란 문, 엘리베이터는 비밀번호 1234” 같은 식으로. 그런데도 앱은 그 정보를 엉뚱한 층으로 분배하는지, 기사님이 도착했을 때는 엉뚱한 문에 내 번호가 찍혀있거나, 안내문은 그대로 있는데 건물 위치만 틀어진 상태더라.
어느 날은 아예 주소가 다른 동으로 저장돼 있더라. 내가 사는 건 ○○동인데, 앱이 가끔 △△동으로 바꿔놓는 거야. 나는 “혹시 결제 수단 바뀌면서 주소도 새로고침되나?” 싶어서 결제 내역도 봤고, 로그인도 여러 번 확인했고, 기기 설정도 전부 점검했는데 결론은 “아무것도 안 바꿨는데도 바뀜.” 이쯤 되면 그냥 앱이 내 의지와 무관하게 주소를 자기 마음대로 학습하는 느낌이었어.
고객센터에 문의했을 때도 반응이 참… 정성은 있는데 결론은 항상 비슷하더라. “주소를 다시 입력해 주시고, 자동저장 기능을 꺼보세요.” 그래서 자동저장 기능을 껐지. 그런데 다음 주문에서 똑같이 틀려. 나는 결국 ‘자동저장 기능이 꺼졌는데도 저장이 된다’는 걸 확인하고 싶어서, 주소 입력 화면에서 저장 버튼 누르는 순간의 화면을 캡처해뒀는데 그걸 보고 상담원이 “저장 버튼을 누르셨는지 확인해 주세요”라고 하더라. 물론 눌렀고, 내가 눌렀다는 건 캡처로 증명까지 됐는데.
그래서 나는 고급(?) 전략을 썼어. 주문할 때마다 주소를 매번 새로 입력하는 거지. 기본 주소 수정 말고, 매 주문마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하면서 직접 입력. 그런데 이 방법도 완벽하진 않았음. 주소는 맞게 들어가는데, 마지막에 결제 화면에서 다시 한 번 확인을 유도하잖아. 그때 앱이 로딩되면서 주소를 살짝 다른 걸로 바꿔버리는 경우가 있더라. 나는 결제 직전까지는 맞다고 생각했는데, 기사님이 출발하고 나서야 “고객님 위치가 다른 곳으로 잡혀 있는데요”라는 메시지를 받는 거지. 어쩌다 한 번이면 “내가 실수했나?” 하겠는데, 이게 연속으로 반복되니 그냥 게임 튜토리얼을 스킵할 때처럼 매번 같은 함정에 걸리는 기분이었어.
결국 나는 배달앱을 바꾸기까지 했는데, 문제는 또 다른 배달앱이 더 친절하게 똑같은 증상을 보였다는 거야. “주소가 엉뚱한 곳으로 저장됩니다”라는 말 자체가 이제 내 생활 루틴이 됨. 그래서 지금은 아예 주소만큼은 적게 쓰고, 대신 지도에서 핀을 직접 찍어 보내는 방식으로 타협했어. 근데 그마저도 귀찮아서, 요즘은 주문할 때마다 마음속으로 주문하기 전에 주문하는 주문을 한 번 더 해. “제발 이번엔 내 집을 알아봐라.”
오늘도 배달 시작 알림이 떴는데, 기사님이 보내온 메시지가 “고객님, 혹시 12-3이 아니라 12-13 맞나요?”였어. 나는 “아니요, 12-3이고요. 근데 왜 자꾸 12-13으로 가세요?”라고 답했더니, 기사님이 잠깐 웃긴 걸 덧붙이더라. “앱이 자꾸 그렇게 띄워서요. 저도 여기 가면 ‘아, 또 그 집’이더라고요.” 그 말 듣자마자 내가 화낼 타이밍이 아니라 그냥 한 박자 쉬게 됐음. 이 집이 문제인지, 아니면 주소가 문제인지 모르겠는데, 적어도 배달 기사님들 사이에서는 우리 집이 ‘상징적인 미스매치 장소’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피식 나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