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단톡에 내가 올린 사진이 삭제되지 않고 계속 회전함
가족 단톡에 내가 사진 하나 올렸는데, 그게 왜인지 삭제가 안 되고 계속 회전하더라. 처음엔 “올라갔네?” 싶어서 웃고 넘어갔는데, 다음날까지도 똑같은 사진이 내 폰 화면만 더 이상한 느낌으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거야. 심지어 내가 사진을 지운다고 해도, 단톡방에서는 지워지지가 않더라. 그때부터 이게 그냥 오류인지, 아니면 우리 가족만의 어떤 음모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지.
상황은 단순했어. 명절 때 집에서 찍은 단체 사진을 올리려고 했거든. 모두가 모인 날이라서 “추억 저장용”이라고 생각하고 올렸는데, 업로드 시간이 좀 걸렸어. 업로드 버튼도 누르고, 와이파이도 확인하고, “설마 또 우리 통신사…” 하면서 한참 보다가 올렸지. 그런데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화면이 아니라 단톡방 채팅창에서 사진이 살짝 돌아가는 거야. 정확히는 사진이 ‘회전’이라기보다, 뭔가 처리 중인 것처럼 계속 상태가 바뀌는 느낌?
처음엔 그냥 애플리케이션이 버벅이는가 보다 했어. 내가 사진을 눌러서 확대하면 멀쩡히 보이는데, 채팅창에서만 계속 돌아. 게다가 회전 속도가 일정하지가 않더라. 1초는 정상처럼 보이는데, 그 다음 2초는 또 미세하게 돌아가고, 또 한 번은 아예 90도 돌아가버리는 것처럼 보이고… 가족들이 “누구 사진이 돌아가냐”라고 장난을 치기 시작했어. 난 “내가 올린 게 뭐가 잘못됐나?” 싶어서, 바로 삭제 기능을 눌렀지.
근데 삭제가 안 됐어. 정확히는 삭제 버튼을 눌렀는데, 삭제 완료 메시지가 뜨지 않는 거야. 다시 누르고, 재부팅하고, 앱도 껐다 켰는데도 단톡에는 그대로 남아있어. “혹시 내가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는 건가?” 싶어서 확인도 했고, 사진을 올린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지울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도 계속 그대로야. 그 순간부터 머릿속에 들던 생각이 좀 이상해졌어. 분명히 사진은 내 폰에서 삭제했는데, 단톡에는 왜 계속 남아있지? 이건 분명 사진이 아니라… 무언가가 고정되어 있다는 느낌이더라.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사진 다시 올릴게요. 방금 건 삭제 안 되네요”라고 공지처럼 말했지. 그랬더니 이모가 “에이~ 그게 그렇게 회전하면 오히려 예쁘다. 영화 포스터 같다”라고 하더라. 엄마는 또 “아니, 그 사진 왜 자꾸 돌아가. 너 영상도 아니고 사진인데” 하면서 웃어. 아빠는 “혹시 회전하는 게 효과 아니냐. 옛날에 돌 사진 유행했었다”라고 진지하게 말해버려서, 나만 멘탈이 흔들렸어. 가족들은 문제를 ‘문제’로 보지 않고 ‘특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거든.
그날 저녁에 내가 다시 시도했어. 사진을 다른 걸로 바꿔서 올리면 앞에 있던 게 밀릴 줄 알았거든. 근데 새 사진이 올라가도, 회전하던 사진은 계속 위에 고정된 것처럼 남아 있더라. 심지어 누가 답장을 달면, 회전 사진이 그 답장 위쪽으로 계속 떠서 나타나는 느낌이야. 마치 단톡방이 “이 사진은 회전이 기본값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았어. 그 순간부터 나는 내 의도와 상관없이, 단톡방 전체가 하나의 회전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는 상황이 된 거지.
며칠이 지나도 해결이 안 됐어. 장모님이 “너희 집 단톡에 들어가면 딱 한 장이 계속 돌아서 눈이 피곤하다”라고 하셨고, 그 말 듣고 나서야 사람들이 점점 더 진지해지더라. 난 그래서 아예 단톡방을 나갔다 들어올까도 생각했는데, 그건 또 민폐다. 대신 사진을 업로드했던 원본을 다시 열어서 파일 형식도 확인하고, 회전 메타데이터가 있는 건지 찾아보려고 난리쳤어. 그러다 보니 우리 집 컴퓨터가 갑자기 느려지면서 “아들아 왜 이걸 여기서 고치려고 하냐” 소리까지 들었고… 결론은 내가 뭘 하든 단톡에서 그 사진이 돌아간다는 사실만 더 선명해졌지.
그러면 어떻게 됐냐고? 결국 내가 포기하고 다른 주제로 대화를 넘겼어. 그런데 신기하게도, 누가 “명절 때 누가 제일 맛있게 먹었냐” 같은 대화를 시작하면 그 회전 사진이 다시 눈에 띄어. 그때마다 사람들은 “아 그 사진! 지금도 회전 중?” 이런 반응을 해. 누가 한 번 장난으로 “단톡방에 들어오면 회전 사진부터 보고 인사하는 전통 생겼다”라고 했는데, 다들 그 말에 동의해버렸어. 사진이 삭제되지 않는 게 아니라, 가족들이 기억을 고정해버린 느낌이랄까.
마지막으로 제일 웃겼던 건, 내가 결국 회전 사진 옆에 텍스트만 던져본 날이야. “이 사진은 회전 중이라 처리 중입니다(본인도 모름)”이라고 적어놓고 잊으려고 했거든. 그런데 그 다음날, 엄마가 사진이 아니라 “처리 중이라서 그래”라는 문장을 캡처해서 또 단톡에 올렸더라. 즉, 회전 사진이 고정된 것도 모자라서, 그걸 설명하는 말까지 전설이 된 거야. 지금도 단톡방 들어가면 가끔 그 회전 사진이 눈에 걸리는데, 그때마다 가족들이 내 댓글을 보고 “너 그때 왜 당황했냐” 하면서 웃어. 나는 여전히 해결법을 모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해졌어. 우리 가족 단톡에서는 삭제가 아니라… 기억이 회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