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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하다가 상대가 내 버릇을 고쳐주려 함

2026-07-21 20:41:11 조회 20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연애하다가 상대가 내 버릇을 고쳐주려 함. 이 말 하자마자 다들 “또 시작이네” 하겠지만, 진짜로 시작은 엄청 사소한 것에서 나왔어요. 저는 평소에 생각이 많아지면 말이 좀 빨라지고, 그 다음엔 손이 바빠지더라고요. 뭐 대단한 습관이라기보단, 그냥 무의식적으로 생기는 것들.

처음엔 그냥 장난처럼 넘어갔어요. 예를 들어 제가 대화 중에 “아 맞다, 근데…” 하면서 말을 끊으면 상대가 웃으면서 “그거. 말 끊는 버릇 좀 그만해요” 이러는 거예요. 듣는 순간엔 “아 그래? 내가?” 싶어서 고개 끄덕였죠.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어요. 고쳐달라는 말이 진짜로 ‘캠페인’처럼 반복되더라고요.

처음엔 제가 방심했는데, 상대가 포인트를 너무 잘 잡는 거예요. 예민하게 지적하는 느낌은 아니고, 오히려 “내가 좋아서 고쳐주고 싶다”는 톤이었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약해져요. 좋아하는 사람한테 “당신의 단점이 보여서 고쳐주고 싶어” 같은 말을 들으면, 사람이 방어를 덜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알겠어, 다음부터 조심할게”를 습관처럼 말하기 시작했죠.

근데 조심이 제일 어려운 게 뭐냐면, 조심하려고 의식하는 순간부터 더 티가 나요. 제가 말을 끊지 않으려고 입을 다물면 또 다른 버릇이 튀어나와요. 예를 들면 눈을 자꾸 깜빡인다거나, 생각 정리한다고 고개를 끄덕이는 횟수가 늘어난다거나. 상대는 그걸 또 관찰하고 말해요. “아, 이제는 끊는 건 줄었는데 깜빡임이 늘었네요” 하면서요. 그 말 듣고 제가 어떻게 반응하겠어요. 웃을 수밖에요. 근데 웃고 나면 더 신경이 쓰이죠.

어느 날은 데이트하면서 말투 교정까지 들어갔어요. 제가 카페에서 메뉴 고르는데 “저… 그거요” 하면서 손가락으로 대충 가리켰거든요. 그랬더니 상대가 진지하게 “가리킬 때 손가락이 너무 뾰족해요. 마음이 급해 보이니까, 차라리 손바닥으로 보여줘요”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속으로 ‘이 사람이 지금 내 손 모양까지 감독 중인가’ 싶었어요. 근데 상대는 진짜로 제가 더 편해지길 바란다는 얼굴이어서, 반박도 못하겠고 그냥 다시 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한 달쯤 지나니까, 제가 연애하면서 생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게 됐어요. 평소에 하던 습관을 ‘고쳐야 할 과제’처럼 느끼니까 대화할 때 머릿속이 계속 바빠요. “지금 말 끊는 거 아닌가?” “지금 손 움직임이 튀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자꾸 떠올라서, 정작 상대랑 즐겨야 할 순간에 제가 제 자신을 감시하는 느낌이랄까요.

결국 한 번은 제가 솔직하게 말했어요. “나도 고쳐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 근데 너가 계속 체크하듯이 말해주면, 나랑 있는 시간이 평가받는 기분이 들어”라고요. 그랬더니 상대가 잠깐 멈칫하더니, 갑자기 표정이 풀리면서 “미안해, 나는 좋은 의미로 하려 했는데, 내가 너무 ‘프로필 점수’처럼 보고 있었나 봐”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저는 생각보다 마음이 가라앉았어요. 아, 이 사람은 악의가 없었구나. 그냥 애정이 방식이 좀 서툴렀던 거죠.

그 뒤로 방식이 바뀌더라고요. 상대가 “이거 하지 마” 대신에 “나 이런 게 좋아”로 말해주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면 제가 또 무의식적으로 말이 빨라지면, 예전엔 바로바로 “버릇”이라고 했는데, 이제는 “천천히 말해도 괜찮아. 난 듣는 게 더 좋아” 같은 식으로요. 솔직히 그게 훨씬 잘 들려요. 고쳐야 한다는 압박이 아니라, 함께 맞추자는 느낌이니까.

근데 웃긴 건, 지금도 상대가 제 버릇을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에요. 다만 ‘타이밍’을 바꿨어요. 예전엔 집에서 진지하게 수정 들어갔다면, 요즘은 제가 너무 몰아붙일 때 갑자기 능청스럽게 “우리 지금은… 버릇 체크 시간 아닙니다” 이러면서 장난치듯 넘어가요. 그 순간엔 저도 빵 터져요. 사람이 고쳐지려면 지적이 아니라 분위기부터 고쳐야 하더라고, 그때 체감했거든요.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최소한 우리 둘 다 ‘서로를 교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같이 사는 사람’이 된 느낌이라서, 전 그게 제일 좋은 결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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