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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음악 틀었는데 내 플레이리스트가 아닌 라디오

2026-07-24 15:41:11 조회 11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차에 탔는데, 평소처럼 음악부터 틀었거든요. 블루투스 연결도 바로 되고, 재생 버튼 누르는 순간까지는 완벽했어요. 근데 이상하게도… 제 플레이리스트가 아니라 라디오가 나오는 거예요. 그것도 “방금 신청곡 나갑니다~” 같은 멘트가 딱 들리면서요.

처음엔 착각인가 싶어서 화면을 봤죠. 분명히 아티스트 이름이 뜨고, 장르 탭도 제가 자주 듣는 그걸로 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소리는 라디오 톤이었습니다. 멜로디가 아니라 진행자 목소리가 먼저 나와서 “오늘은 비 오는 날이라…” 이러는 순간, 제 귀가 먼저 반응하더라구요. 아, 이 차가 지금 나보다 더 잘 알고 있나?

당황해서 정지 눌렀다가 다시 재생 눌렀는데 또 라디오로 돌아가는 거예요. 저는 분명히 제 플레이리스트를 선택했는데, 화면은 계속 ‘라디오’라고 찍혀 있고요. 이상한 건, 제가 좋아하는 곡들로 넘어갈 때의 찰나의 느낌이 전혀 없다는 거였어요. 마치 누가 제 음악을 잡아채서 다른 사람 귀에 꽂아버린 느낌.

그래서 바로 휴대폰에서 플레이리스트를 다시 열었죠. “연결 중”이라고 뜨는 건 그대로고, 폰 화면에는 분명 내 재생 목록이 재생 중으로 표시돼요. 근데 스피커에서 들리는 건 라디오. 이거 진짜 사람 미치게 만드는 조합이에요. 폰이랑 차가 각자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때부터 저는 운전하면서도 정신을 세게 굴렸습니다. 혹시 자동 재생이 라디오로 바뀌는 기능이 있나, 혹시 제가 예전에 건드린 설정이 남아 있나, 또는 누군가 제 차에 접근해서 장난친 거 아닌가… 온갖 시나리오가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어요.

결국 제가 한 건 간단한 해결책이었습니다. “정말로 라디오를 끄고, 블루투스를 강제로 다시 연결하자.”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차가 그 순간만큼은 너무 유능했어요. 재연결하는 동안 스피커가 ‘뚜둑’ 소리 내면서 라디오가 더 크게 나오는 겁니다. 진행자가 “청취자 여러분, 방금 전송된 사연은…” 이러는데, 저는 그 사연이 제 음악을 대신해서 올라간 건 아닐까 은근히 마음이 찝찝했어요.

마침내 라디오 소리를 멈추고, 제가 원래 듣던 플레이리스트로 바꿨는데요. 이번엔 진짜로 제 음악이 나오나 싶었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어요. 음악은 나왔는데, 곡과 곡 사이에 라디오 멘트가 끼어드는 거예요. “다음 곡 나가기 전에 광고 하나 들어갑니다!” 이런 말이요. 광고를 제가 들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차가 제 하루를 대신 운영하는 느낌.

그래서 마지막으로 설정을 전부 뒤져봤습니다. 음향 쪽, 연결 쪽, 미디어 소스 쪽… 메뉴를 누르다 보니 어느 순간 ‘자동 미디어 전환’ 같은 옵션이 있더라고요. 그게 뭔지는 잘 몰라도, 제 플레이리스트가 열릴 틈을 안 주고 라디오를 먼저 물려받는 기능이었던 겁니다. 저는 그걸 끄면서 속으로 “아, 너였구나” 했어요. 마치 범인을 잡은 형사처럼요.

그리고 다시 음악을 틀었죠. 이번에는 완전하게 제 플레이리스트로요. 근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놓이면서 동시에 웃기더라구요. 차가 제 음악을 뺏어간 건 분명히 잘못인데, 그 라디오가 말하던 사연이 하필이면 “오늘은 좋아하는 걸 듣고 싶어도 사정이 생기는 날” 같은 내용이었거든요. 결국 내 하루가 라디오 사연에 맞춰서 흘러간 건가 싶어서, 저는 혼자 피식 웃고 다음 곡으로 넘어갔습니다. 차가 장난친 건지, 제가 그냥 타이밍을 못 맞춘 건지… 어쨌든 그날 이후로 저는 플레이리스트 틀기 전에 자동 미디어 전환부터 끄는 사람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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