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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키면 가끔 ‘추가 주문’이 자동으로 뜸

2026-07-26 20:41:10 조회 13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배달 시키면 가끔 ‘추가 주문’이 자동으로 뜸. 이게 무슨 마법의 쇼핑카트인지, 나는 주문을 누르는 순간부터 뇌가 간식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이 듦.

처음엔 그냥 앱이 친절한 줄 알았어. 치킨 시키면 콜라 추천, 피자 시키면 치즈 추가, 이런 거야 뭐 흔하니까.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화면에 갑자기 “추가 주문이 가능합니다” 같은 문구가 뜨더라. 내가 아직 결제를 완료하기도 전에.

상황은 이랬음. 야식이 당겨서 평소 먹던 메뉴로 주문을 눌렀는데, 결제 직전 화면에서 옆에 조그맣게 영수증처럼 보이는 버튼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거야. “사이즈 업그레이드” “사이드 1개 더” “소스 선택” 이런 것들이 거의 자동으로 체크된 상태로 떠서, 내가 뭘 잘못 눌렀나 싶었지.

그래서 바로 멈춰서 확인했는데, 문제는 내가 뭘 누른 기억이 없다는 거. 손가락은 분명히 “주문하기”에서 멈춰 있었고, 화면은 스스로 쇼핑을 진행하고 있었음. 내가 “취소”를 누르자 그제야 조용해지더라. 근데 그 조용함이 찜찜했어. 마치 “아, 스킵하셨군요” 하고 다음 타이밍을 노리는 느낌.

그날 이후로는 의심이 생겨서 배달 앱을 좀 더 관찰하게 됐어. 메뉴를 고르고 나서 주문 확인 화면으로 넘어가면, ‘추가 주문’이 뜨기까지 정확히 한 타이밍이 있더라. 기사님 출발 알림 뜨기 전, 혹은 배달 예상 시간 바뀌는 순간. 그 타이밍마다 화면이 아주 잠깐 멈칫하고, 자동으로 추천이란 이름의 압박이 나타나.

가장 웃긴 건, 선택하지 않은 항목이 선택된 것처럼 보일 때임. 예를 들어 라면을 시켰는데 “계란 추가”가 체크되어 있고, 음료를 안 골랐는데 “콜라 1.25L”이 슬쩍 올라와. 내가 “아니 난 계란 안 넣는다” 하고 체크를 해제하면, 그 해제 버튼이 마치 반항하는 사람처럼 작은 글씨로 “선택이 취소되었습니다” 하고 사라져. 그러면 바로 옆에 “그래도 소스는 추천드려요”가 떠서 나를 설득하려고 계속 시도함.

처음엔 앱이 버그인가 싶어서 고객센터에라도 한 번 써볼까 생각했는데, 솔직히 그럴 시간도 없고… 무엇보다 이상하게도 이런 ‘추가 주문’은 늘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맞춘단 말이야. 그래서 더 화가 나는 거지. 내가 싫어하는 메뉴는 잘 안 뜨면서, 내가 한 번쯤 먹어봤던 조합만 계속 떠올려. “너 이거 좋아하잖아?” 하는데, 대답할 새도 없이 이미 장바구니가 말랑해지는 느낌.

그러다 어느 날은 진짜로 당했다. 주문을 급하게 하다가 ‘추가 주문’이 뜬 걸 보고 “아 또 시작이네” 하고 해제했거든. 근데 결제 수단 확인 화면이랑 다음 확인 화면이 연달아 있어서, 마지막에 확인 버튼을 누른 순간 “추가 주문이 포함된 최종 금액입니다”가 뜨더라. 나는 그제야 깨달았지. 방금 해제한 줄 알았던 게, 사실은 다른 화면의 선택이었을 뿐이라는 걸.

결국 배달 온 건 내가 시킨 메뉴 + 내가 원래 안 시켰던 사이드 + 소스까지. 물론 맛은 있었어. 맛은 있었는데 문제는 ‘내 선택’이 아니라 ‘앱의 설득’으로 들어왔다는 점. 먹으면서도 속으로 계속 생각했음. 이 앱은 내가 배고플 때만 친절한 게 아니라, 내가 합리적이려는 순간에도 슬쩍 끼어드는 거구나.

그 이후로는 아예 주문 확인 화면에서 “추가 주문”이 보이면, 손을 멈추고 체크부터 천천히 해. 근데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정말 가끔은 “추가 주문”이 뜨지 않을 때가 있더라. 그날은 왠지 내가 배달 앱한테 잊힌 기분이 들어서, 괜히 더 시켜보고 싶고, 괜히 더 계산을 다시 하게 되고, 결국 또 주문 버튼을 누르게 됨. 그러니까 결론은 하나야. 배달 앱이 자동으로 추가 주문을 띄우는 게 아니라, 우리 마음속의 ‘한 입 더’ 버튼을 대신 눌러주는 거지. 결국은 내가 또 졌다는 이야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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