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구석에서 발견한 오래된 환자 차트
얼마 전 야간 근무하던 병원에서 진짜 이상한 걸 봤어. 근무 시간이 한참 지난 새벽, 병원 2층 구석진 창고 쪽을 지나가는데 바닥에 뭔가 낡은 서류뭉치가 떨어져 있더라고. 호기심에 펴 봤는데, 그게 바로 오래된 환자 차트였어.
차트는 거의 30년 전, 정확히는 1980년대 중반쯤으로 보였어. 종이가 노랗게 바래 있었고, 필기체로 적힌 담당 의사 메모가 빼곡했지. 그런데 좀 이상한 게 있었어. 환자 이름도, 증상도 낯설었고 그 중 한 명은 진단서조차 없었거든.
그 환자는 '김민수'라고 적혀 있었는데, 차트에 따르면 심각한 정신질환으로 입원한 상태였어. 그런데 기록된 사연들은 이상했어. 갑자기 복도에서 웃는 소리가 들리고, 간호사들이 밤마다 이상한 그림자를 본다는 내용이 적혀 있더라고.
나는 호기심에 차트 속 날짜를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문득 그 병동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봤어. 그런데 그 병동은 1990년대 초에 폐쇄됐고, 환자 기록 모두는 언젠가 정식으로 이관됐다는 기록뿐이었어. 게다가 '김민수'라는 환자는 공식 기록에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뭐랄까 찝찝한 느낌이 들었어. 그 구역에서 종종 찬바람이 훅 끼치고, 그냥 조용한데도 뭔가 발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었거든. 근무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오면서도 계속 그 차트 생각이 났어.
며칠 뒤, 그 차트를 다시 보려고 했는데 어느새 차트가 사라져버렸어. 분명히 내가 다시 넣어놨는데 말이야. 널브러진 서류 중에서도 그 차트만 딱 없어지더라고. 그리고 병원 청소 직원한테 살짝 물어봤더니, 그 창고는 오래전부터 무서워서 다들 잘 안 간다고 하더라고.
그 충격적인 일이 있고 나서 나는 근무할 때마다 그 구석을 최대한 피했어. 그러다 어느 날, 병원 간호사 중 한 명이 내게 비밀스럽게 다가와서 말했다, "그 차트에 적힌 김민수, 실제로 그 병원에서 사라진 환자 중 한 명이라는 소문이 있어."
이름이 알려진 적 없으니까 공식 기록에 없는 거고, 그 환자가 병원 어딘가에 지금도 남아 있다는 말 같았어. 솔직히 그 말을 듣고는 등골이 오싹했어. 그 차트가 다시 돌아올까 봐, 또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길까 봐 무서워졌거든.
이후로도 병원에서는 가끔씩 알 수 없는 소리와 그림자가 목격된대. 근무하는 사람들마다 그 구석에 대한 이야기를 얼버무리거나 피해 가려고 하지. 나도 이제는 누구한테 더 말 못 하겠어. 근데 가끔 문득, 그 오래된 차트가 내게 뭔가를 전하려고 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아직도 그 차트가 구석 어딘가에 있다면, 누군가 그 내용을 끝까지 읽어보진 않았을까. 그리고 그 ‘김민수’라는 이름이 왜 기록에서 지워졌는지, 언젠가는 진실이 드러날까. 그날 밤, 병원 구석에서 들었던 희미한 웃음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도는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