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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내 이름으로 회의록 공유 링크가 와있음

2026-07-29 20:41:11 조회 8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회사에서 내 이름으로 회의록 공유 링크가 와있음. 근데 내가 오늘 회의에 참가한 적이 없는데도 메일 제목이 딱 “OO님 회의록 공유드립니다”라서, 순간 내 머릿속이 새로고침 버튼을 누른 것처럼 멈칫했어.

처음엔 내가 뭘 잘못 체크했나 싶어서 캘린더를 봤는데, 일정이 깔끔하게 비어있더라. 이상하다 싶어 메일을 다시 열어보니 발신자가 우리 팀 “문서 담당”이라 되어 있고, 공유 링크는 파일명까지 친절하게 “회의록_팀정례_2026-07-29” 이렇게 써놨음. 게다가 본문에 “참석자: OOO, OOO…”라고 명단이 나오는데 내 이름이 당당하게 들어가 있었어.

그래서 나는 일단 ‘설마 오타인가?’ 하고 비슷한 이름이 누군가 있나 검색했지. 우리 회사는 이름이 흔한 편은 아니어서, 같은 이름 사람 찾는 게 아니라 거의 “내가 맞다” 쪽으로 결론이 나는 구조였음. 더 골때리는 건, 링크를 열려고 하니까 권한이 “공유 대상자”로 딱 지정돼 있다는 거야. 즉, 링크를 만든 사람이 나를 공식 참석자로 분류해버렸다는 뜻.

그날 아침에 나는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내리고, 메신저에서 팀 공지 읽고, 평소대로 업무하다가 점심시간 직전에야 이런 메일을 봤거든. 그런데 메일이 온 시각이 회의 시작 시간보다 조금 뒤였어. 보통 회의록 공유는 회의 끝나고 몇 시간 뒤에 오는데, 이건 누가 ‘회의 끝났고 회의록 공유할게’ 하고, 그 과정에서 내 이름을 슬쩍 끼워 넣은 느낌이더라.

링크 열어서 문서를 확인해보면 더 웃긴 요소가 나왔어. 첫 페이지에 “오늘 진행: OO”라고 표기가 있는데, 거기 내 이니셜이 들어가 있더라. 그런데 정작 회의 주제는 “프로세스 개선안 최종 합의”였고, 나는 그 주제랑 관련된 어떤 자료도 본 적이 없음. 심지어 결론 항목에 “OO님 의견 반영 완료” 같은 문장이 있었는데, 솔직히 그 의견이 뭔지 나는 아무것도 몰라… 그 의견은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거지?

그래서 나는 일단 정중하게 대응하기로 했어. 메신저로 문서 담당님한테 “혹시 저 오늘 회의에 참석이 아니어서요, 제 이름이 잘못 들어간 건 아닐까요?” 하고 물어보려다가 손이 멈췄지. 왜냐면 여기서 너무 진지하게 물으면, 내가 “회의에 참석 안 했는데 내 이름이 들어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상대가 ‘아 네가 회의 안 왔구나’가 아니라 ‘네가 뭘 빼먹었구나’를 의심할 수도 있잖아. 그래서 더 안전하게, “공유 링크 확인 중인데 참석자 확인 부탁드립니다” 같은 애매한 문장으로 보낼까 고민했어.

그런데 그보다 빠르게, 팀 단톡에 누가 “회의록 링크 감사합니다!”라고 댓글을 달았고, 그 다음 댓글로 또 누가 “OO님 의견 반영이라니 역시 추진력” 같은 말까지 적어놨어. 여기서부터 분위기가 이상해졌지. 나도 모르게 내 ‘추진력’이 회의록에서 인증돼버리는 순간이 와버린 거야. 나는 그 댓글을 보면서 하필이면 오늘 내가 한 일도 딱히 없어서 더 민망해졌고, 어쩐지 내 커피가 회의록의 잉크를 대신 쓴 것 같은 기분이 들었음.

그래서 결국 나는 오늘 오후에 팀장님께 그냥 한 줄로 정리해서 보냈어. “팀장님, 혹시 회의록 참석자 명단에 제 이름이 들어가 있어 확인 부탁드립니다. 저는 해당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보냈는데, 팀장님은 10분 뒤에 답이 왔어. “아, 그거요. 명단 자동으로 불러오는 과정에서 오늘 일정이 꼬였나 봐. 링크는 공유만 해드린 거라 걱정 마!” 이 한 문장으로 사건이 끝날 줄 알았지.

근데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는 거야. 팀장은 덧붙여서 “그리고 혹시라도 의견 있으시면 회의록에 코멘트 달아주세요. 이미 반영된 걸로 보여서요”라고 했거든. 와… 내가 참석도 안 했는데, 의견이 ‘이미 반영된 걸로’ 처리되어버린 거지. 나는 그때 깨달았어. 이 회사는 사람을 회의에 데려가는 게 아니라, 회의록에 사람 이름을 넣어서 현실을 덮어버리는 곳이구나. 나는 “지금이라도 의견을 만들어야 하나?” 같은 생각까지 들었는데, 다행히 문서 담당님이 따로 정정 메모 남기겠다고 했어.

정정 메모가 올라오기 전까지는 내 이름이 회의록에서 생생하게 빛나고 있었고,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링크만 바라봤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문서 담당님이 “OO님, 참석자 정정 완료했습니다! 착오 죄송해요”라고 보내면서, 회의록에도 내 이름이 깔끔하게 빠졌더라. 나는 그제야 안도했는데, 왜인지 왠지 모르게 찜찜함이 남았어. 내 이름이 잠깐이라도 ‘이미 반영된 의견’으로 기록된 걸 보면… 다음 회의에는 내가 참석하지 않아도 될지도? 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부터는 달력에 일정이 없어도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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