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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보내준 사진 속 내가 너무 낯설어서 확인했음

2026-07-30 10:41:10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가족이 단체톡으로 “이거 너 맞지?” 하면서 사진 한 장을 보내더라. 문제는, 사진 속 내가 너무 낯설었던 거다. 내가 봐도 내 얼굴인데 뭔가 공기 자체가 다르고, 표정도 내가 절대 안 하는 표정이었어. 그래서 바로 확인 모드로 들어가 버렸지.

사진은 예전 명절 때 찍은 듯한데, 조명 때문에 피부가 반질반질하고 머리도 내가 원래 하던 스타일이 아니더라. 무엇보다 내가 왜 저런 각도로 서 있지? 나는 보통 사진 찍으면 “아 잠깜만요” 이러면서 어색하게 손을 정리하는 편인데, 그 사진 속 나는 그냥 딱— 포즈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 서 있었어. 그 순간부터 뭔가가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함.

일단 나는 “어디서 찍은 사진이에요?”라고 먼저 물어봤다. 근데 가족들 반응이 너무 자연스러워. 동생은 “그때 너가 사진 잘 나온다고 좋아했잖아” 이러고, 엄마는 “응 너 그때 살도 좀 빠졌을 때야”라고 하더라. 나는 그때 살이 빠졌던 기억이 없는데, 엄마 말투가 너무 확신에 차 있어서 더 헷갈렸음.

그래서 내가 한 번 더 꼼꼼히 봤지. 배경에 있는 물건들 위치랑, 옷 색감이랑,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이 딱 맞아떨어지는데 이상하게 내가 그 상황에 함께 있었던 느낌이 하나도 없더라. 머릿속에서 “그날 나는 뭐 했지?”를 떠올려보면 공백이 생겼어. 마치 누가 내 기억 파일을 살짝 지워놓고 덮어쓴 느낌.

그래서 결국 본격적으로 확인하기로 했어. 카톡 사진을 확대해서 내 손등 쪽을 봤는데, 거기 미세한 점 하나가 있었거든. 그 점은 내가 어릴 때부터 있던 거라서 “아 이건 내 몸이 맞다” 싶었어.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굴의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그 점이 내게 확신을 주는 동시에 더 큰 수수께끼를 남기더라.

가족에게 “혹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내가 닮게 편집했나요?” 같은 말은 하기 싫었어. 괜히 싸움 날 것 같고, 무엇보다 이미 사진 속 나는 너무 당당하게 나와서 오히려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는 그냥 확인차 “혹시 언제 찍은 건지, 어디서 한 거예요?”라고만 계속 캐물었다.

그러자 아빠가 툭 던지듯이 말하더라. “너가 그날 갑자기 카메라 앞에서 연습했잖아. ‘표정이랑 눈빛이랑 이렇게 해야지’ 이러면서.”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어.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나는 보통 사진 앞에서 말이 줄어드는 타입인데, 아빠가 말하는 나는 완전 다른 사람이야. 그리고 사진 속 표정이 바로 그 연습한 표정이랑 똑같더라.

그때 이해가 확 왔어. 나는 “나”라고 믿고 있던 내가, 사실은 평소의 나였던 거고, 그날의 나는 특별 모드였던 거지. 가족들이 보기엔 그게 자연스러웠는데, 나는 그걸 왜 기억 못 했을까. 아마 그날 내가 너무 피곤했거나, 아니면 어떤 이유로 잠깐 멍이 들어서 기록을 안 남긴 것 같아. 그런데 그 멍이 가족들에겐 웃긴 에피소드로 남아 있었고, 사진은 그 증거가 된 거고.

마지막으로 나는 사진을 다시 보고, 정말 솔직하게 한 줄 적어줬어. “맞는데… 저 표정은 어디서 배운 거예요?” 그러니까 엄마가 “네가 배웠다기보다, 네가 누가 해주는 거 보고 따라 한 거야. 너 그때 유튜브로 ‘셀카 각도’ 같은 거 보고 난리였잖아”라고 답하더라. 그 순간 웃음이 나왔지. 내가 내 기억 속에서는 사라졌는데, 내 얼굴은 이미 학습을 끝내버린 느낌이라 너무 웃기더라.

그래서 결론은 이거야. 가족이 보내준 사진 속 나는 분명히 나였는데, 내가 그날의 ‘나’를 잠깐 잊고 있었던 거. 가끔은 이렇게, 기억은 안 남아도 얼굴은 남더라. 그리고 그 사진 한 장 덕분에 알았어. 나는 평소에 어색해서 못 찍는 게 아니라, 어떤 날엔 갑자기 스스로를 카메라 앞에서 자동 튜닝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다음에 또 사진 오면, 이번엔 “누구세요?” 대신 “그 각도는 누구 가르침?”부터 물어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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