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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에서 물건 받았는데 택배테이프가 내 이름으로 붙어있음

2026-07-30 20:41:09 조회 7 댓글 0 추천 0 글 신고 0

당근에서 물건 받았는데 택배테이프가 내 이름으로 붙어있음. 진짜 처음엔 “아 뭐지, 내가 주문한 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내가 주문한 적도 없고, 판매자도 “직접 받아가세요” 했던 그 물건이었음.

상황은 이랬어. 동네에서 중고로 모니터 스탠드랑 받침대를 팔길래, 가격도 괜찮고 상태 좋아 보이는 사진이 있어서 채팅했지. 판매자가 “집 앞에 놓아둘게요. 오시면 가져가세요”라고 해서 나도 별 생각 없이 시간 맞춰 갔어.

문제의 순간은 물건을 집어 들고 박스 상태를 보는 그때였어. 박스 테이프가 일반적인 포장용 테이프가 아니라, 어딘가에서 뜯었다가 다시 붙인 것 같은 느낌이었고, 가장 눈에 띈 건 테이프 옆면에 내 이름이 크게 적혀 있다는 거야.

솔직히 말해, 이게 “동명이인”일 수도 있지 않나? 하고 바로 머리속에 시뮬 돌렸는데, 이름이 흔한 편도 아니거든. 게다가 주소 일부도 희미하게 보였어. 완전 확신이 들자마자 심장이 살짝 덜컥하더라. “내가 뭘 시켰더라…? 설마 잊고 있었나?” 이런 망상이 동시에 올라옴.

그래서 판매자한테 얼른 확인했지. “혹시 이거 어디서 온 거예요? 박스 테이프에 제 이름이 붙어있는데요.” 답장은 생각보다 바로 왔어. 판매자가 “네, 제가 택배로 받았던 건데요. 한번 포장 다시 했어요. 테이프는 그대로 썼습니다” 이 말이었음.

여기서 또 웃긴 게, 나는 분명히 ‘직접 가져가세요’였잖아. 근데 판매자는 “택배로 받았던 거라 테이프가 남아있었다”는 논리였지. 뭐, 그럴 수도 있지. 근데 문제는 그 테이프가 단순히 흔적 정도가 아니라, 내 이름이 또렷하게 보이도록 그대로 붙어있었다는 점이야. 누군가의 배송 과정이 내 손에 그대로 따라 들어온 느낌.

이상하게 그날 이후로 자꾸 생각났어. 혹시 판매자가 전에 물건을 잘못 받았던 건지, 아니면 반대로 누군가가 판매자에게 잘못 배송된 걸 내가 가져간 건지. 나는 당근으로 거래했을 뿐인데, 내 이름이 포장재에 남아서 돌아다니는 게 너무 찜찜하더라. 그래도 바로 괜찮다고 하기엔 찝찝한 부분이 있었거든.

그래서 나는 상식적으로 행동했어. 일단 그 판매자에게 “다음부터는 테이프 같은 건 가리거나 새로 붙여주시면 좋겠어요. 개인정보가 보입니다”라고 정중히 말했지. 판매자는 “죄송합니다. 포장할 때 확인을 못 했네요”라고 했고, 크게 싸우진 않았어. 대신 나도 내 이름이 적힌 박스를 만지고 들고 온 게 싫어서, 박스는 바로 접어서 버리고 물건만 챙겼어.

근데 여기서 진짜 웃긴 후일담이 있어. 나중에 알고 보니까 그 박스가 다른 곳에서 온 게 맞더라. 동네 커뮤니티에 누가 “당근 거래하다가 택배 테이프에 자기 이름 떡하니 붙어있던 거 봤다”는 글을 올렸는데, 내용이 내 케이스랑 너무 똑같았어. 마치 우리 동네에서 ‘테이프 세계관’이 공유되는 것처럼. 결론은 간단했지. 당근은 중고거래인데, 포장 테이프는 도시락처럼 돌고 도는 모양이야.

그래서 지금도 가끔 생각해. 중고거래 하면서 제일 무서운 건 가격 흥정도 아니고 상태 하자도 아닌, 내 이름이 남아있는 테이프의 회전율이라는 걸. 다음부터는 박스 받을 때 먼저 테이프부터 보는 버릇이 생겼고, 혹시 또 내 이름이 어딘가에 붙어있으면… 그땐 아마 내가 뭘 주문했는지부터 기억을 더듬게 될 것 같아. 결국엔 웃으면서 넘겼지만, 그날 내 손에 ‘배송의 잔향’이 딱 달라붙는 느낌이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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